[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고 이성자의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은 위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0일 "소장품 1점을 위작으로 판단하고 소장품 불용 처리했다"며 "이후 동 위작의 제작과 유통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고 향후 손해배상 요구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자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해당 작품은 고(故) 이성자(1918~2009) 작가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로 국립현대미술관은 2003년 국내 모 경매사의 공개 경매를 통해 응찰·구입해 무실관 소장품으로 관리돼 왔다.
앞서 이 작품에 대한 위작 의혹은 두 차례 있었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이성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던 당시 유족이 한번 위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 직후 미술관은 판매자(경매사) 측이 제출한 작가가 진품임을 확인한 서명이 있는 작품확인서를 통해 진품임을 1차 확인하자 유족은 2014년 이 작품을 구매했다.
그러나 2017년 '이성자' 전시(2018.3.22~7.29) 준비를 위한 작품조사 과정에서 전시담당 학예연구직원이 재차 위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미술관은 올해 2월 개최한 전문가 회의(이성자 연구자 및 보존수복 전문가 등 포함)의 검토 끝에 '위작'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불용처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불용처리를 결정했다.
미술관은 해당 작품이 위작임을 확인한 후 작품에 제작되고 유통된 과정상의 위법성에 대해 검찰수사를 의뢰했으나 지난 8월23일 수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공소시효의 만료에 따른 수사 불가의 통보를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본 작품의 불용처리 이후 작품 처리방안 및 판매자를 상대로 동 위작의 소장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위작구매 관련 재발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지난 7월 수집규정 개정을 통해 소장품 수집 분야를 한국 근대미술, 한국현대미술, 국제미술, 응용미술의 4개 분과로 세분했고 관외 위원을 포함해 가치평가 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전문성을 보다 강화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의 설립(12월 말 개관)을 계기로 해 작품 관련 보존과학 DB를 구축해 체계적인 소장품 수리 관리 및 조사 연구에 적극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에 미술품 거래의 투명성 확보, 위작 유통 방지와 미술품 유통활성화를 위한 '미술품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을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 통과됐고 입법절차를 밟는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11일 뉴스핌에 "입법절차를 밟는 중이다. 법이 시행되면 보다 투명하게 미술품 유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속적으로 작품 수집 시 거래 관련 내용(계약서, 보증서 및 작품이력 관련 자료 등)을 더욱 심층적을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