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공화당 지지자로 알려진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11일(현지시각)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점심식사 전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웨스트는 트럼프 지지를 상징하는 표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모자를 쓰고 등장해 10분간 이야기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을 떼지도 못한 채 어색한 웃음을 머금고 웨스트의 말을 듣기만 해 일각에서 비난이 일었다.
기자회견 초반 웨스트는 수면부족 증상으로 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여성의 힘이 강한 집안 분위기 덕분에 킴 카다시안과 결혼할 수 있었다는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놨다. 애초 식사 자리에서 다루려고 했던 주제인 흑인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사람들은 흑인이라면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생각이 오히려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기리키며 "진보주의자들은 발전해야 한다. 트럼프가 좋게 비춰지지 않으면 우리(미국)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웨스트는 속사포 같은 발언을 마치고 "진심을 다해 말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트럼프 대통령을 껴안았다.
트럼프는 "아주 좋다. 진심이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견이 끝난 후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점심 식사를 하면서 시카고의 흑인 범죄율과 흑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트럼프 대통령,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이방카 트럼프를 비롯한 정치·언론계 인사들이 모였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미식축구의 전설 짐 브라운도 회견에 참석했으나 미소를 띤 채 침묵을 지켰다.
웨스트는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운동에 참여하면서 미국 연예계의 대표적인 트럼프 지지자로 떠올랐고, 트럼프를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에 출연해 공연을 마친 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웨스트의 트럼프 지지 발언은 편집돼 방송되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던 한 사람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웨스트의 부인인 리얼리티쇼 스타 겸 모델 킴 카다시안은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면담해 여성 무기수의 사면을 요청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요청을 받아들여 무기수를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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