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예보가 자주 틀려 국민들로부터 ‘구라청’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기상청이 성능 세계 2위라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이후 오히려 비 예보 정확도가 낮아진 것으로 15일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에서 우산을 든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까지 돌풍과 함께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며 시간당 30~80mm, 많은 곳은 120mm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2018.10.05 kilroy023@newspim.com |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은 이날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단기(3일) 예보 강수 유무 정확도(ACC)와 맞힘률(POD) 결과를 제시하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정확도(ACC)는 모든 경우의 수에서 강수 예보대로 비가 온 경우(H)와 강수 예보를 안 했을 때 비가 안 온 경우(C)의 비율이며, 맞힘률(POD)은 비가 왔을 때 예보가 맞춘 비율을 뜻한다.
김동철 의원에 따르면 2016년 ACC는 92%였지만 지난해 91.8%로, 같은 기간 POD는 65%에서 62%로 각각 낮아졌다.
기상청은 지난 2016년 600억원을 들려 슈퍼컴퓨터 4호기를 교체한 바 있다. 이때 기상청은 4호기 교체에 대해 △기상분야 성능 세계 2위 △슈퍼컴 3호기에 비해 기상정보 수집성능 30배 이상 향상 △세계최상위권 기상정보 생산 슈퍼컴퓨터 보유국 수준 △110년 역사의 우리 기상 관측이 한 차원 높게 발돋움하는 원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성능 세계 2위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했지만 그 이후 오히려 정확도와 맞힘률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세계 2위 슈퍼컴퓨터를 교체하고도 예보가 더 틀린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지금 기상 기후 서비스 선진화를 위해 슈퍼컴퓨터 교체(5호기)를 추진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과연 수긍할 수 있겠는가”라며 “해외 기상선진국과 비교해 적지 않은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그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자료=김동철 의원실> |
한편 김 의원은 기상청 예보 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강수 유무 정확도(ACC)는 연평균 92%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이렇게 높은 이유는 ‘강수 예보를 안 하고 비도 안 온 경우’ 즉 강수 예보가 필요 없는 맑은 날들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5년간 평균 85.4%는 예보 없이 비가 안 왔다. 그렇다면 기상청이 1년 내내 비가 안 온다고 예보해도 85.4%는 맞출 수 있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반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강수 예보를 안 하고 비도 안 온 경우’를 제외한 적중률(TS)이라는 지표를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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