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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마린온 사고 '초과 탑승’ 공방…방사청 “해군 책임”

기사등록 : 2018-10-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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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방위사업청 국감서 '마린온 사고 책임' 진위 공방
방사청·KHP "탑승인원, 관할 군 규정에 따른 것" 주장
하태경 “초과 탑승 누가 책임져야 지나” 목소리 높여
사고장병 유가족 "규정 없으면 만들어 재발 방지해야"

[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지난 7월 발생한 ‘마린온’ 추락사고 책임 소재와 관련해 15일 방위사업청과 한국형헬기사업단(KHP)이 해군에게 사고 책임을 떠넘겨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방위사업청이 아닌 소요군(해군)의 관할'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소요군은 특정 시기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소요(전력명, 필요성, 운영개념, 전력화시기, 소요량 등)를 제기하는 부대 및 기관을 말한다. 예컨대 마린온 헬기를 특정 목적으로 사용한 부대·기관이 해군이기 때문에, 해군에 마린온 사고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방사청장과 KHP 단장의 해명에 야당 의원들은 '책임 떠넘기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국감에 출석한 왕정홍 방위사업청장과 유욱상 한국형헬기사업단장(육군 준장)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에 “비행기에 인원이 몇명 탑승하느냐 하는 것은 소요군 자체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물론 사고로 목숨을 잃은 병사의 유가족들이 분노를 표출, 강도높게 반발하는 등 국감장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15 kilroy023@newspim.com

◆ 방위사업청장‧한국형헬기사업단장 “시험 비행 탑승 인원은 해군 관할”
    하태경 “사람이 죽었는데 책임은 누가 지느냐” 강도 높게 비판
    故 박재우 병장 고모 “규정 없어 사람 다치면 책임 누구한테 있나” 울분

마린온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량해 만든 해병대용 상륙기동헬기다. 올해 1월 해병대가 처음 도입했다. 탑승 인원 최대 9명에 시속 265㎞의 최대 운항 속도를 자랑한다. 비행 시간도 2시간이 넘는다. 뿐만 아니라 7.62mm 기관총 2정을 장착했고, 함상 운용을 전제로 개발돼 상륙함 내부에 기체를 수납할 수 있다.

당초 해병대는 마린온 1‧2호기의 훈련 비행과 최종 임무 수행능력 평가 등을 거쳐 마린온을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었다. 2023년까지 모두 28대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지난 7월 17일 경북 포항에서 시험 비행 중이던 마린온 2호가 10m 높이에서 추락해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도입 계획은 전반적인 차질을 빚게 됐다. 탑승자 6명 중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로 추가 도입계획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사격 훈련 중인 헬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국방부]

이날 방사청 국정감사에 나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7월 발생한 ‘마린온’ 추락 사고를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공방의 초점은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탑승 인원 초과’에 맞춰졌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왕정홍 방위사업청장과 유욱상 한국형헬기사업단장에게 ‘타지 말아야 할 사람이 탄 것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험 비행 시 탑승 가능한 적정 인원보다 많은 인원이 사고 당시 타고 있었던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참고인으로 국감에 출석한 고(故) 박재우 병장의 고모 박영미 이화여대 교수도 “미국에선 헬기 시험비행을 할 때 탑승 인원을 3명으로 제한하는데, 당시 마린온에 6명이나 탑승해 피해가 커진 이유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단장은 “양산 전력화 대응 비행기 시험평가는 소요군 자체 규정에 따라 하게 돼 있다”며 “청(방사청)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하는 것은 소요군에 대한 간섭이기 때문에 (비행기에) 인원이 몇 명 탑승하느냐 하는 문제는 해당 군 자체 규정에 따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귀기울이고 있다. 2018.10.15 kilroy023@newspim.com

유 단장은 하 의원이 ‘직무 유기다’, ‘차를 팔았으면 차 안전에 대한 문제는 차를 만든 회사에게도 있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비판의 날을 세우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불만을 접수해서 수리나 정비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세부 탑승 인원을 통제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다”며 재차 ‘탑승 인원은 소요군에서 자체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도 거듭 반박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소방차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가 이륙과 동시에 따라가는 에스코트를 한다”며 “이 것이 규정에 들어 있다”고 성토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규정이 없는데, 규정이 없어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렀을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는 의미로 풀이된다.

왕 청장은 앞서 유 단장과 마찬가지로 ‘해군의 소관’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왕 청장은 “정부에 몸을 담은 사람으로서 사고의 심각함은 충분히 인식한다”면서도 “다른 당국자들 답변과 같이 이미 (해병대에) 인도된 뒤의 상황이니 (국감) 끝나고 한 번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2018.10.15 kilroy023@newspim.com

고인의 유족인 박 교수는 이날 국감에서 "사고 후에도 별다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며 정부와 방사청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동시에 규정 미비를 지적하며 관련 규정을 정비해 다시는 고 박재우 병장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교수는 “규정이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대한민국의 모든 전문가를 동원해서라도 사고 원인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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