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셸 바니에르 유럽연합(EU)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대표가 브렉시트 협상까지 여전히 수 주가 남아 있다면서, 전환 기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 바니에르 대표가 아일랜드와의 국경을 세우는 대신 ‘2단계’ 안전장치를 시행하는 방안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받아들인다면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의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반(反) 브렉시트 시위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니에르 대표는 17일 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27개 EU 회원국 장관들에게 다음 달까지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새 제안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영국에 비공식적으로 제안된 것으로 알려진 이 계획에는 당초 2020년 12월까지 21개월로 합의됐던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됐는데, 이 경우 영국과 EU는 새 무역 합의를 도출할 시간을 벌어 북아일랜드 문제를 따로 특별히 논의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한 EU 관계자는 “전환 기간 연장과 2단계 안전장치 방안은 영국이 원할 경우 우리가 영국을 돕기 위해 얼마나 유연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현재 EU는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엄격한 여권 통제, 세관 검사가 이뤄지는 국경)에 반대하면서, 브렉시트 이후에도 북아일랜드를 단일시장 아래 두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주권 훼손을 이유로 전환 기간 연장 방안에 포함된 북아일랜드 관련 조항에 반대하면서 일단 EU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다만 FT는 영국이 전환 기간 연장안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17일부터 EU 정상회의가 시작되는 가운데, EU 관계자들은 영국 집권당 내부에서의 반발 가능성을 고려할 때 메이 총리가 어떠한 제안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회의 막판이 돼서야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적어도 우리가 진정으로 긍정적인 돌파구에 가까워졌다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면서 메이 총리가 정상회의 참석 시 아일랜드 국경과 관련한 “구체적 제안”을 들고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