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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함과 순수함, 김창호 대장은 그 자체가 산이었다”

기사등록 : 2018-10-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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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 악플에..지인들 "결코 아니다"
"후배들 위해 자기 배낭에 짐 하나 더 넣었던 친구"

[서울=뉴스핌] 윤혜원 수습기자 =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김창호 대장의 비보를 접한 지인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17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김창호 대장의 빈소를 찾은 친구들과 동료들은 “창호는 혼자 있는 시간에 항상 히말라야만 생각했던 진정한 산악인”이라고 소회했다.

지난 6월 27일 동대문 네팔전문음식점에서 김창호 대장과 임일진 감독이 친구들과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이상인 씨, 고 김창호 대장, 정대진 씨, 박명원 씨, 김성대 씨, 고 임일진 감독. [사진=염제상씨 제공]

김세준 산악인은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악 강국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창호의 등반 실력과 기록들을 존경하는 산악인들이 많다”며 “5년 간 파키스탄 지역을 혼자 떠돌아다니며 죽을 고비도 넘겼지만 굉장한 학구파였고 또 괴짜였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벽(The wall)에 주연으로 출연했던 전양준 산악인도 “창호는 등산을 하면서 쉬운 길이 아니라 어려운 길을 개척했다”며 “그런 실천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의 산악인 황금피켈상을 2015년에 수상했는데 모험가가 갖는 개척정신, 그런 산악인의 정신이 있었다”고 추억했다.

그는 “창호가 이제는 편하게 산을 오르면서 후배들을 양성하려고 했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며 애써 울음을 삼켰다.

김 대장과 30년 지기인 염제상 산악인은 “창호는 누구나 받아들이는 산 같은 품성으로 사람들을 좋아했던 순수한 친구였다”며 “서울시립대 산악부 동아리를 했을 때부터 동료들을 위해 짐 하나라도 자기 배낭에 더 넣곤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에 마련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산악인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분향을 드리고 있다. 2018.10.17 leehs@newspim.com

김 대장 원정대의 사고를 두고 “왜 무모한 도전을 했느냐”는 일부 악플에 대해서는 이들 모두 답답함을 호소했다.

전양준 산악인은 “김창호는 위험하게 후배들 데리고 갈 사람이 아닌데 무모하게 목숨 걸고 등산에 올랐다는 댓글을 보고 화가 많이 났다”며 “김창호는 충분히 연구하고 어느 루트 갈지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시기까지 계산하는 완벽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김창호는 세계적인 산악인이고 목숨 걸고 자기 좋아서 히말라야에 오른 것이 아닌데 단순히 산악인이 무모하게 도전했다는 댓글들을 보면 이건 정말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고를 당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의 산악인 합동분향소는 17일 김 대장의 모교인 서울시립대 대강당에 설치돼 19일까지 운영된다. 19일 오후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산악인 합동 영결식'을 연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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