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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가 뮤지컬 관객들을 매혹시키는 이유는 뭘까?

기사등록 : 2018-10-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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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시즌 맞은 대표 뱀파이어 뮤지컬 '마돈크'
뮤지컬 '배니싱' 이어 '뱀파이어 아더' 관객과 만날 예정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오랜 이미지 소비로 새로운 시도 필요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뱀파이어(Vampire)'는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빨아 생명력을 빼앗는 전설 속의 인물로, 섹시하고 매력적인 이미지 덕분에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하나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 속 단골 소재 '뱀파이어'는 뮤지컬에서도 단연 인기다.

뮤지컬 '마마돈크라이' 공연 장면 [사진=페이지1, 알앤디웍스]

지난 2010년 초연한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연출 오루피나, 이하 '마돈크')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뮤지컬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마돈크'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스스로 뱀파이어의 운명을 선택한 인간의 이야기로, 드라큘라 백작의 매력을 탐하는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와 죽음을 갈망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치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매 시즌 공연마다 뜨거운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마돈크'는 한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 많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개인 블로그 등을 보면 수십 번 공연을 관람한 티켓을 인증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관객들은 스스로 '마돈크폐인', '마돈크족' 등으로 칭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던 올 여름 '마돈크'는 평균 객석 점유율 90%, 재관람률 50% 이상으로, 관객수 약 4만3000명을 기록했다.

'마돈크'의 홍보사 클립서비스의 관계자는 "한정된 삶을 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영원을 꿈꾼다. 이러한 판타지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소재가 바로 뱀파이어다. 이들은 불멸의 삶을 살며 이 세상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지만 단 하나 이룰 수 없는 것이 바로 죽음이다. 죽음과 영원한 삶이라는 모순된 욕망이 안겨주는 짜릿함에 관객들이 매료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니싱' 공연 장면 [사진=네오프러덕션]

현재 대학로에는 뮤지컬 '배니싱'(연출 성종완)이 공연 중이다. '배니싱'은 한국 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청년창작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2016년 트라이아웃 공연 이후 지난해 11월 정식 공연을 올려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탄 작품. 올해는 초연을 함께한 배우들의 전원 참여와 새로운 캐스트의 합류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배니싱'은 '사라지는'이라는 뜻으로, 영원과 소멸, 이질적이고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1925년 경성을 배경으로 의학도 '의신'과 '명렬'이 뱀파이어 '케이'와 우연히 만나면서 영원의 삶과 순간의 삶의 갈등을 그렸다. 뱀파이어에 대한 다양한 외형적 이미지를 빼고 핵심만 남겨 흥미위주의 뱀파이어 서사를 근원적인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배니싱'이 막을 내리고 나면, 창작뮤지컬 '뱀파이어 아더'(연출 김동연)가 뒤를 잇는다. '뱀파이어 아더'는 스토리작가 데뷔 프로그램 블랙앤블루 시즌4를 통해 개발·선정된 창작 뮤지컬로, 뱀파이어 소년의 성장기를 재치있게 다루는 작품이다. 자신을 뱀파이어라고 칭하는, 그러나 송곳니도 나지 않고 날지도 못하는 '아더'의 이야기다. 오는 11월30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한다.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 포스터 [사진=충무아트센터]

뮤지컬의 주요 소비층은 2030 여성 관객들이다. 뱀파이어를 연기하는 무대 위 배우들은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좋은 요소다. 뿐만 아니라 어두운 분위기와 강렬한 이미지, 록을 기반으로 한 파워풀한 음악까지 모두 중독성이 높다. 특히 '마돈크'의 대표 넘버 '마마 돈 크라이'는 강렬한 멜로디와 반복되는 가사로 가장 기억에 남는 넘버로 손꼽힌다. 지난 2016년 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발매한 실황 DVD 세트와 OST를 품절시키기도 했다.

뮤지컬업계의 한 관계자는 "뱀파이어는 여성들을 매혹시키기 가장 좋은 소재다. 외모는 물론, 실력까지 출중한 배우들이 무대 위에 올라 마음껏 기량을 뽐내기 때문에 관객들의 호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뱀파이어'가 많은 콘텐츠에서 자주 소비됐기 때문에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시도나 신선함을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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