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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보관 OK…‘김치냉장고는 옛말, 이름 바꿔야죠"

기사등록 : 2018-10-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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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시장 139만대, 교체 및 서브냉장고 수요 ↑
LG·삼성·대유위니아, 김치 외 식료품 보관 기능 강화
'감자 바나나 모드'·'열대과일 모드' 탑재한 신제품 선봬

[서울=뉴스핌] 황유미 기자 = #워킹맘 김혜영(가명·32)씨는 이달 초 이사시기에 맞춰 가전매장에서 327리터(L) 용량 3도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구매했다. 냉장고 저장 공간이 부족한데다 적정한 온도를 통해 김치뿐만 아니라 고기·야채·쌀까지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고기는 냉장실에 넣기에는 불안하고 냉동실에 얼려서 해동시켜 먹으면 맛이 없는데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며칠 간 신선하게 보관이 가능하더라"며 "특히 과일을 좋아해서 많이 사두는 편이라 야채, 과일 보관이 용이해서 이번에 김치냉장고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김치플러스'(왼쪽), LG전자의 '김치톡톡'(오른쪽) [사진=삼성전자·LG전자 홈페이지]

김치냉장고가 김치 숙성·보관 용도를 넘어 고기, 과일, 주류 등의 저장을 위한 집안 '서브(보조) 냉장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올해 김치 외 식품 저장에 특화된 기능을 추가한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내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규모는 올해 130만대로 추정된다. 90년대 본격 형성된 김치냉장고 시장은 2013년 105만대, 2014년 110만대, 2015년 120만대로 추산된다. 성장세가 정체되긴 했지만 지난 5년간 시장 규모는 소폭 증가했다.

최근 2년간의 판매량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봐도 김치냉장고 시장은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역시 전년 동기대비 14%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는 보급률이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7~10년 주기인 김치냉장고의 교체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데다 김치냉장고가 서브냉장고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추가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치냉장고 판매량 중 '스탠드형' 모델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데서도 김치냉장고의 서브냉장고 역할이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뚜껑을 열어 한 통안에 음식물을 모두 쌓아야 하는 '뚜껑형'에 비해 칸이 나뉘어져있는 스탠드형이 다양한 종류의 음식물 보관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전체 김치냉장고 중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판매량 비중은 2015년 50%대에서 2016년 60%, 지난해부터는 7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김치냉장고 판매량 중 스탠드형의 비중은 64.5%로, 뚜껑형 34.5% 에 비해 2배정도 높다. LG전자도 이날 올해 판매된 김치냉장고 매출액 기준 스탠드형 비중이 3분의 2를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대유위니아 등 가전업체들은 올해 채소, 과일 보관에 특화된 기능을 첨가해 신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말 선보인 '2019년형 김치플러스'는 대용량(486~584L)인 4도어 제품에 이어 320L대 3도어 제품에도 '감자 바나나 모드'를 탑재했다.

감자는 냉장 보관하면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바나나는 갈색으로 변해 주로 실온에서 보관하지만 그만큼 보관을 오래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김치플러스는 해당 모드에서 냉장칸을 10~15도(℃)로 유지해 감자, 바나나를 비롯한 고구마, 토마토 등 채소와 과일을 최대 3주까지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변질되거나 벌레가 생기기 쉬운 곡류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줘야하는 와인 보관을 위한 전용 모드도 탑재했다.

LG전자는 다양한 식재료 보관을 위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400L대 제품으로는 업계 최초로 위쪽칸에 '다용도 분리벽'을 적용, 3칸의 공간을 6칸으로 나눴다. 공간을 분리함으로써 김치통 외의 식품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위쪽칸은 사용패턴에 따라 상칸을 냉동·냉장·김치·맥주냉장고로 자유롭게 변경해 사용 가능하다.

대유위니아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보카도, 자몽 등 보관이 까다로운 열대과일 10종의 특별보관 모드를 갖춘 2019년형 '딤채' 신제품을 출시했다. 해당 모드에서는 열대과일을 냉해나 부패 없이 최대 28일까지 먹기 좋은 상태로 유지한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숙성 모드를 갖추고 냉동육의 빠른 해동을 돕는 '고메 플레이트'도 장착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김치 뿐 아니라 야채, 과일 등 신선제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김치냉장고의 이런 '멀티' 기능은 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김치냉장고가 김창철에만 팔리는 계절제품이라는 인식이 바뀌어 사계절 가전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hu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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