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은 10월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하면서 11월 금리인상 시그널을 시장에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금통위에서 이일형, 고승범 금통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한은이 11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지난 7, 8월 금통위에선 인상 소수의견이 이일형 위원 1명에 그친 반면 이번엔 고승범 위원까지 2명으로 늘어난 것.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이일형)이 나온 뒤 11월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인상한 바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10월 금리동결은) 경기보다 금융안정에 유의하겠다는 통화당국의 입장 표명에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따른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2명의 소수의견 개진을 통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한 경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당시 경제전망은 4차례 모두 하향 조정됐고, 인상됐을 때는 경제전망이 3차례 모두 상향 조정됐다는 설명이다. 즉 한은 입장에선 10월 금통위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반대로 금리를 올리는 게 부담스러웠단 얘기다.
[표=한국은행] |
다만 한은은 2.8%까지 낮출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보다 0.1%포인트 낮춰 잡았으면서도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한은에서 발표한 잠재성장률은 2.8%~2.9% 수준이었지만 불활실성 등을 감안해 2.7% 수준까지 큰 범주에 넣은 셈이다. 거시지표 등 현 경제 상황이 금리인상에 부담이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 10월에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에도 불구 11월 금리인상 퇴로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7%로 하향 조정한 것 역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통화정책방향 전문에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문구 대신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문장을 삽입한 것 역시 견실한 성장세 범주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허진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9%, 2.8%에서 2.7%, 2.7%로 하향조정했음에도 '견실한'이라는 문구를 유지하기는 다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는 단어를 통해 금리인상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동락 연구위원은 "(금통위에서) 성장률 전망 하향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경기 판단을 내놨다"며 "사실상 11월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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