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외신출처

캐나다, 기호용 마리화나 재배·유통 전면 합법화…G7 국가 중 최초

기사등록 : 2018-10-18 14:5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18~19세 이상 성인 인당 30g 소지 가능
기호용 마리화나 소매점 111개…온라인 판매 북새통

[캐나다 밴쿠버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캐나다가 17일(현지시각)부터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의 재배와 유통을 전면 합법화했다. 지금까지 마리화나의 재배와 유통을 전면 합법화한 나라는 2013년 관련 법안이 통과된 우루과이가 유일하며, 주요 7개국(G7) 중에는 캐나다가 처음이다.

토론토 트리니티 벨우드 공원에서 한 남성이 마리화나가 그려진 캐나다 국기를 들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번 조치에 따라 17일부터 캐나다에서는 각 주별로 18~19세 이상의 성인이면 온라인과 우편으로 자유롭게 마리화나를 사고 팔 수 있다. 소지는 개인당 30g까지만 가능하다. 마리화나 재배 농가에 대한 자금 대출과 투자 제한도 사라진다.

이날 캐나다 전역에는 최소 111개 기호용 마리화나 소매점이 문을 열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유일하게 합법 소매점이 있는 캠루프스에서는 아침 6시부터 줄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말린 잎이나 씨앗, 캡슐, 용액 형태로 판매되고, 내년부터는 마리화나 성분이 들어간 식품, 농축액 판매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벤쿠버, 토론토 등 아직 소매 상점이 없는 대도시에서는 온라인 상점이 인기를 끌었다. 쇼피파이(Shopify)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에 따르면 1분 동안 100건이 넘는 주문이 진행됐고, 합법화가 시작된 후 첫 12시간 동안에는 수백만명이 마리화나 거래 페이지를 방문했다.

다만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는 주 정부의 반대로 소매 판매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온타리오의 주도 토론토는 내년 4월까지 소매점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토론토 트리니티 벨우드 공원에 시민들이 모여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캐나다는 1923년 마리화나 흡연을 법으로 금지했다. 지난 2001년 의료 목적에 한해서만 흡연을 허용했으나, 청소년들이 불법 유통 경로로 마리화나를 구입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문제가 됐다. 이에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2015년 총선에서 마리화나 시장을 규제하고 세금을 매겨 양성화하는 동시에 청소년 마리화나 흡연을 막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마리화나 합법화 당일 캐나다 정부는 과거 30g 미만의 마리화나를 소지하고 있다가 기소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을 간소화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5년이 지나야 사면 대상이 됐는데 이날부터 간단한 절차 만으로 마리화나 소지 혐의를 개인 전과기록에서 지워주겠다는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캐다나의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서는 마리화나 규제가 통하지 않는다"며 "캐나다 젊은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마리화나를 가장 많이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조직이나 거리의 폭력배들은 캐나다 전역에 마리화나를 판매해 연간 60억달러(캐나다 달러·약 5조2166억원)를 벌어들였다.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

일각에서 마리화나에 취한 상태로 운전해 사고가 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캐나다 경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5일 아담 팔머(Adam Palmer) 캐나다 경찰서장 연합 회장은 "규모가 큰 경찰서에 5000달러(약 430만원) 짜리 측정 기계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계를 제작하는 기업인 드래서 세이프티 캐나다(Draeger Safety Canada)는 "기계를 몇 개 보냈지만, 정부 지원이 2주 가량 늦어져 주문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300~500개 정도 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론토 트리니티 벨우드 공원에 시민들이 모여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캐나다 정부는 마리화나 관련 법을 강화하기 위해 2억7400만달러(약 2381억5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일부 주 정부는 추가로 자체 예산을 들이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기호용 마리화나는 캘리포니아 등 9개 주에서 합법화했고, 의료용 마리화나는 30개 주에서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미 국경세관보호국(CBP)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 유통이 여전히 불법인 만큼 세관에서 적발할 경우 압수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마리화나의 유통은 불법이지만 개인적 용도로 마리화나를 직접 재배해 피우는 것은 합법이다. '마리화나 자유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에서도 모든 흡연이 합법은 아니다. 개인당 5g까지만 소지가 가능하며 지정된 커피숍에서만 마리화나를 피울 수 있다.

호주,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페루, 자메이카, 모로코 등은 법률로 개인의 기호용 마리화나 흡연을 허용하고 있지만, 마리화나 재배 및 유통까지 전면 합법화한 상태는 아니다.

yjchoi75300@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