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수습기자 = # 지난해 3월 인천세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들어온 특송화물에서 대마초를 적발했다. 886g 규모(시가 1772만원)의 대마초는 시리얼 상자 안에 숨겨진 채 서울시 용산구로 향하던 중이었다. 캘리포니아주는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인 미국 내 9개 주(캘리포니아·워싱턴·콜로라도·오리건·알래스카·네바다·애리조나·메인·매사추세츠) 가운데 한 곳이다.
#2007년 3월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해외출장 중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A씨(38)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월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장중 커피숍에서 대마초인 마리화나 3개를 구입, 함께 나눠 핀 혐의를 받았다. 출장에서 돌아온 뒤 A씨가 개인 블로그에 경험담을 올리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네덜란드에서는 대마초가 합법화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법은 다르다. 현지에서는 합법이라 처벌하지 않는다 해도, 귀국후에는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소지하거나 흡연한 사실이 입증되면 당연히 처벌받는다.
캐나다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된 가운데 해외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흡입이나 투약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마약류 합법국가에서 호기심에라도 접한 뒤 귀국 후 들통나면 법의 심판을 피할수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토론토 트리니티 벨우드 공원에 시민들이 모여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캐나다는 지난 17일(현지시각)부터 대마초 흡연과 재배, 유통을 전면 합법화했다. 지난해 남미 국가인 우루과이에 이어 2번째다. 이에 따라 캐나다 주별로 18~19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대마초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다만 개인당 30g까지 소지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주의할 점은 우리나라 국민이 캐나다 현지에서 대마초를 피우면 처벌을 받는다는 점이다. 국내 형법은 속인주의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 제3조는 ‘본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라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은 한국에 있든 해외에 있든 상관없이 국내법을 적용받는다.
대마초는 국내법에서 엄격히 금지한 마약에 해당한다. 법정형도 무겁다.
2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마초의 흡연뿐만 소지와 매매, 재배, 운반 등의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해당 법은 양귀비, 아편, 코카와 향정신성의약품(향정약)도 마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향정약에는 필로폰, 졸피뎀, 프로포폴 등이 포함된다.
캐나다 대마초 합법화에 따른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 공식 트위터 계정 화면 [사진=노해철 수습기자] 2018.10.19 sun90@newspim.com |
마약범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약범죄 검거 건수는 △2014년 5699건 △2015년 7302건 △2016년 8853건 △2017년 8887건으로 늘고 있다. 대마 검거 건수는 2014년 700건에서 지난해 1044건으로 49.1% 증가했다.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은 지난 16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캐나다 대마초 합법화에 따른 주의사항 안내’를 게시했다. 대사관은 “(캐나다가) 대마초 합법화 지역이라 할지라도, 우리 국민이 대마초 흡연(구매, 소지, 운반 포함)을 할 경우 범법행위에 해당해 처벌받게 되니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이주만 경찰청 형사과 마약계장은 “대마 흡연은 캐나다 현지 법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라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 중 호기심에 대마를 피우거나 국내로 반입해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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