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운 한편 현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이 지속, 실물경기에 한파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중국 성장 둔화에 따른 리스크가 ‘리스크-오프’ 심리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다만, 신흥국 주식으로 7개월래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돼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움직임을 반영했다.
19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식 펀드에서 최근 한 주 사이 158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이탈했다. 같은 기간 정크본드를 중심으로 채권 펀드에서도 81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달 들어 중국부터 미국까지 주요국 증시가 기록적인 하락을 나타냈지만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이르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미국 주식펀드에서 한 주 사이 148억달러에 달하는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4개월래 최대 규모의 ‘팔자’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은 유럽 주식 펀드 역시 같은 기간 48억달러의 ‘팔자’를 기록, 27주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채권 펀드에서도 출혈이 컸다. 투자등급 채권 펀드에서 62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 전주 사상 최대 규모의 매도에 이어 ‘팔자’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다.
미국 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에 따라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BofA-메릴린치는 주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는 한편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이뤄질 때까지 위험자산의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권고한다”며 “주식과 채권 대신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안전자산으로는 대규모 자금이 밀려들었다. 지난 한 주 사이 미 국채를 포함해 투자 리스크가 낮은 선진국 국채로 14억달러의 자금이 홍수를 이뤘다.
아울러 이머징마켓 주식 펀드로 23억달러가 유입,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연초부터 이어진 신흥국 자산시장의 도미노 하락에 저가 매수 기회가 발생했다는 판단이 배경으로 깔렸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대폭 확대한 한편 연준이 과도한 금리인상으로 실물경기에 흠집을 낼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을 사들였다.
BofA-메릴린치는 “월가 투자자들은 이번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 연준 정책자들이 크게 실수를 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금 비중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6개월 가량 주식시장의 하락이 이어지는 한편 주가가 널뛰기를 연출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