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과 관련해 미국의 상원의원들이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테네시)은 같은 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에 대한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진상 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코커 위원장은 "만약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면 그는 이제 선을 넘은 것이다"라며 "이제 (살해 지시에 응당한) 처벌과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의 해명과 관련해 "사우디는 모든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하며, "그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코커 위원은 이어 "또다시 말하지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면 우리는 똑같은 일을 저지른 이들에게 했던 것과 같은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터키 이스탄불 소재의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한 카슈끄지가 몸 싸움에 휘말려 우발적으로 사망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터키에서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같은 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도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사우디가 권위주의적인 정권 아래에 있다고 언급하며, "그들은 상부에서 지시를 받고 행동하지, 자신들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며 "그렇기에 나는 왕세자가 이번 사태에 연루됐으며, 살해를 지시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폴 의원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빈 살만 왕세자)와 관계를 유지해서는 안되는 이유며, 솔직하게 그가 교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왕세자 교체설까지 거론했다. 또 그는 사우디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랜드 폴 의원을 포함해 일부 연방의원들은 사우디에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법에 따르면 미 의회는 해외 군수 장비 판매를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에 무기 판매를 취소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 역시 NBC '밋더프레스'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모든 곳에 빈 살만 왕세자의 지문이 묻어있다"고 왕세자를 규탄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회에서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사우디 왕실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속임수와 거짓말이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빈 살만 왕세자가 "강한 사람이며, 훌륭한 통제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역시 카슈끄지 피살 의혹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해명이 불충분하지만, 제재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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