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대이란 제재 발동을 앞두고 국제 유가가 계속해서 상승 압박을 받는 가운데 결국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유가 상승세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보도 시점인 이날 우리시각 오후 1시 14경 배럴당 69.32달러에 거래됐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상승폭을 키워 오후 4시 2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68% 오른 69.75달러에 호가되고 있다. 같은 시각 79.96달러를 나타냈던 브렌트유 선물은 0.49% 상승한 80.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내달 4일 발동될 대이란 2단계 원유 제재에 대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6월 원유 증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 증가분이 다른 산유국들의 생산 감소로 상쇄됨에 따라 생산량이 쉽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입수한 내부문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페이스 비롤 이사는 이날 대이란 제재로 인한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증산 노력을 하고 있으나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들은 수입국들이 원유 공급 차질이 더욱 크게 빚어질 것을 우려해 원유 비축분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해 공급 우려를 더했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스테판 인스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부문 책임자는 “미국과 OECD 국가들이 올 겨울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재고를 늘리는 사이, 중국에서도 동절기 수요가 늘고 원유를 비축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오래 지속되진 않을 전망이다. 인스 책임자는 현재 국제 원유 공급분이 수요를 충분히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유전 정보서비스업체 베커 휴스는 이번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가 전주보다 4개 증가, 2015년 3월 이후 최대 규모인 873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유채굴기 수가 향후 산유량 추이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이는 만큼, 채굴장비 증가는 미국 산유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임을 예고한다.
원유 공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원유 수요는 본격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이 최대은행인 에미리트NBD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2019년 시장을 본격적으로 강타할 것”이라며, 이 여파가 내년 원유 수요를 크게 떨어뜨려 원유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선적중개업체인 이스트포트는 “중국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이미 둔화”하고 있고, 내년부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중국의 원유 수요는 더욱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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