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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특별하지 않아서 더욱 특별한 뮤지컬 '오디너리데이즈'

기사등록 : 2018-10-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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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진 네 사람의 일상 속 특별함을 전해
21곡의 송스루, 피아니스트와 주고받는 연기도 재미
내달 4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특별하지 않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함이다. 그래서일까. 극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도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다. 물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특별한 선물이다.

뮤지컬 '오디너리데이즈' 공연 장면 [사진=컬처마인]

뮤지컬 '오디너리데이즈(Ordinary days)'(연출 추민주)는 뉴욕 드라마티스트 매거진의 '주목할만한 50인의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는 아담 그완(Adam Gwon)의 작품으로, 21곡의 넘버로 구성된 송스루(Song-through, 모든 대사와 극의 진행이 노래로 이어지는) 뮤지컬이다.

극의 배경은 뉴욕이다. 무명의 예술가 '워렌'(김지훈, 김지철, 강찬)과 대학원생 '뎁'(김려원, 조지승), 결혼을 꿈꾸는 '제이슨'(나성호, 이창용, 안재영)과 과거 상처로 결혼을 두려워하는 '클레어'(김경선, 박혜나, 최영화)가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의 꿈을 안고 뉴욕에서 생활하며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뮤지컬 '오디너리데이즈' 공연 장면 [사진=컬처마인]

자신만의 예술 프로젝트로 전단지를 나눠주는 워렌이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뎁이 직접 쓴 논문을 찾아주면서 인연을 맺게 된다. 가난, 꿈, 좌절 등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공통점이 많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차츰 친해진다. 서로를 사랑하는 커플 제이슨과 클레어는 함께 동거하면서 오히려 싸우고,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진다.

이들의 일상은 누구나 겪음직하다.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도 없고, 성공보다 실패가 더 잦다. 무엇보다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앞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삶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마음을 울린다. 이를 통해 행복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되고, 덕분에 네 사람의 삶의 방식이 달라도 관객 모두가 감정을 이입할 수 있다.

뮤지컬 '오디너리데이즈' 공연 장면 [사진=컬처마인]

사실 극은 뚜렷한 갈등관계가 없다. 이게 작품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굳이 클라이막스를 꼽자면 워렌과 뎁이 전단지와 논문을 옥상에서 흩뿌리는 장면. 투명인간 취급까지 당하며 나눠주던 전단지와 손목에 밧줄까지 연결하며 전전긍긍하던 논문을 던져버릴 때, 예상 가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원함을 선사한다. 극 때문에 혹은 스스로의 삶을 생각하며 조금씩 쌓여왔던 감정들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극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피아노 선율이다. 피아노 반주로만 진행되는 넘버임에도 배우의 연기가 더해져 무대를 꽉 채운다. 송스루이기에 피아니스트(이범재, 조재철)의 손은 쉴 틈이 없다. 거기에 배우들과 가끔 연기도 주고받는다.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이 극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살리고 2% 부족한 부분을 가득 채운다.

뮤지컬 '오디너리데이즈' 공연 장면 [사진=컬처마인]

드라마는 역시 막장이고, 음식은 무조건 매운 것만, 음악은 록으로, 현실에 치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어느 순간 자극적인 것들로만 주변이 가득차버린 현대인들에게 뮤지컬 '오디너리 데이즈'는 잊고 있었던 일상의 소중함, 평범해서 더 좋은 이야기로 관객을 위로한다. 오는 11월4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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