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무역전쟁 및 경기 하강압박으로 중국 증시에 주름살이 깊어지는 가운데, 주식담보 대출 규모가 위험수위에 도달하면서 A주 시장의 ‘잠재적 뇌관’이 될 전망이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10월 기준 중국 상장사들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 가치는 4조 3000만 위안에 달한다. 또 중국증시에서 주식담보 대출을 진행한 상장사는 총 3485개 업체로, 중국 상장사 전부나 마찬가지다. 그 중 150여개 기업의 경우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총 발행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당국의 관리수준인 50%를 웃돈다.
[사진=바이두] |
당국의 강도 높은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 하에서 자금난에 직면한 중국 업체들은 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증권사,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이 일반화됐다는 분석이다.
은보감회(銀保監會)는 상장사의 대출 리스크 해소를 위해 보험사들의 주식담보대출과 관련한 전문 상품 설계를 허용하는 등 금융당국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에 중국 양대 증시는 지난 22일 4% 이상 상승하며 강세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만으로 상장사들의 고질적인 자금난 해소에는 무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주식담보 대출외에 다른 자금조달 채널이 없다”며 “ 증권사들도 주식담보업무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지만 주가하락에 따른 리스크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부동산,화공,의약 섹터 상장사들이 주식담보 대출을 가장 많이 한 업종으로 꼽힌다.
화촹(華創)증권의 데이터에 따르면, 부동산,화공,의약 섹터 업체들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 수는 각각 556억주,482억주, 465억주로 집계됐다. 또 미디어,섬유, 경공업 섹터 상장사가 대출 담보로 제공한 지분 비중도 모두 20%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주 시장 상장사 중 산류링(三六零 601360.SH), 상하이라이스(上海萊士 002252.SZ) 민성은행(民生銀行 600016.SH), 순펑콩구(順豐控股 002352.SZ) 등 업체들이 가장 많은 규모의 주식담보 대출을 신청한 업체로 꼽힌다. 그 중 산류링(三六零)의 경우 담보로 잡힌 주식가치는 1096억위안에 달한다.
중국 중소기업 전용증시인 '중소판(中小板)' 상장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화촹증권에 따르면, 중소판 상장사들의 주식담보 대출 건수는 4118건으로, 메인보드(主板 3855건)와 창업판(创业板∙3251건)의 대출 수를 훌쩍 넘어섰다. 담보로 잡힌 지분 비중도 20%대에 달한다.
증시 전문가는 “중소기업 대주주들의 대출 상환기가 다가오면 자금난에 따른 경영 악화로 이들 업체의 주가는 폭락하게 된다. 이같은 악순환 구도에 따라 증시 전반에 주식담보대출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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