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50조원 규모의 투자·일자리 보따리를 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했다.
경영 복귀 이후 지주사 체제 정리와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속전속결로 해치운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경영’에도 시동을 건 모양새다.
23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경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국내에서 시급한 현안을 얼추 마무리한 만큼 일본에서도 ‘원 롯데’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보름 정도 머무르며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일본 경영진들을 만나 현안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지난 8개월여 간의 부재로 인해 일본에서도 신 회장이 처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핌] |
신 회장은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등 일본 주주들을 상대로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변함없는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롯데의 지주사 전환 작업에 대한 협조와 호텔롯데 상장에 관한 설명도 언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사격인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인 경영진들이 지배하고 있다. 경영 복귀 이후 계열 유화사들을 롯데지주로 편입하는 등 지주체제 강화에 나섰지만, 방점을 찍기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일본 경영진의 동의가 필요하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의 결속력 다지는 동시에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 등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처럼 경영에 복귀한 지 2주 만에 일본으로 떠난 신 회장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둔화됐던 경영활동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우선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23.24%를 2조2300억원에 취득하는 동시에 롯데건설 지분 전량(8.58%)을 롯데케미칼에 처분했다.
이번 지분 거래로 롯데건설 최대주주가 호텔롯데(43.07%)에서 롯데케미칼(43.79%)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일본롯데의 영향력에 있던 롯데건설이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이자 롯데지주의 손자회사로 지주 체제에 놓이게 됐다.
이를 통해 롯데지주 체제로 편입된 계열사는 기존 51개에서 롯데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를 더해 총 62개로 늘어났다.
한편, 지난 최후변론에서 “국가 경제와 우리 그룹을 위해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던 신 회장은 약속대로 미뤄왔던 대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하겠다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롯데의 핵심사업인 유통부문을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과 동시에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른 화학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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