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던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더 이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여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청와대] |
강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모든 판사님께 드리는 개인적 소회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강 부장판사는 “저로 인해 근심을 안겨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재판업무만 해도 다들 한 짐인데 더욱 죄송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만 강 부장판사는 조 수석을 향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 부장판사는 “저는 해와 달(밤샘조사, 논스톱재판 철폐)을 가리키는데 다들 손가락(타이밍, 인간관계, 악의적으로 왜곡된 구설수)을 가지고 저를 비난한다”면서 “모 수석(조 수석)이 가담하리라 하는 점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강 부장판사는 글 말미에 빨간색 글자로 “본인이 저술한 교과서에서조차 밤샘조사 철폐를 주장했다고 사진까지 찍어서 그럴 것이 아니라 이참에 제 주장에 동참해 수사기관을 총괄하는 지위에서 지금부터라도 악습철폐에 나서는 법적, 공적 책임을 다하면 좋겠다”며 “더 이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법관을 치사한 방법으로 겁박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강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밤샘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16일 “(밤샘조사에 대한) 동의가 있어도 위법이다”이라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조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관은 재판시 독립을 보장받아야 하지만, 그 외 스스로 행한 문제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예컨대, 재벌 최고위 인사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나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조직 옹위형 비판 등”이라는 글을 남겼다. 강 부장판사가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문자를 보낸 것을 겨냥한 글이었다.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1일 동료법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통령은 헌법기관으로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대통령 비서실은 다르다”며 조 수석 비판에 가세했다.
강 부장판사는 글을 게재하면서 “이 글로 마무리하고 더 이상 논쟁의 링 위에 오르고 싶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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