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KB국민은행 채용비리 사건'에 관여한 KB금융지주 전·현직 임직원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노미정 판사는 26일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모 국민은행 인사팀장과 이모 전 부행장, 권모 HR총괄상무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를 선고했다.
오 인사팀장에게 청탁 메모를 전달한 김모 전 HR본부장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국민은행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노 판사는 "전형 단계마다 심사위원이 부여한 (지원자) 평가등급을 사후에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은 국민은행 채용규정 어디에도 명시돼 있지 않다"며 "피고인들이 평가등급을 수정할 정당한 권한은 없다"고 했다. 앞서 피고인들은 채용절차에서 자신들이 최종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업무방해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노 판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은 남성을 더 채용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국민은행 전체 사원 남녀비율은 53대 47로 남성이 더 많았다"면서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을 더 많이 합격시켜야할 기업 경영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은행은 채용 과정에서 엄격한 공정성이 요구되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과는 다른 사기업이고, 피고인들의 자녀나 친인척이 채용된 바도 없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2017년 진행된 신입사원·인턴 채용과정에서 'VIP리스트'라 불리는 청탁 메모를 주고 받으며 특정 지원자에게 명확한 기준 없이 가점을 주는 등 특혜를 줬고, 또 남성합격자 비율을 높이려 성별에 따라 서류전형 평가점수를 조작했다며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오 팀장에게는 징역 4년을, 함께 기소된 3명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문을 받아보고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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