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중을 맞아 진행한 만찬회에서 대미 무역과 관련한 강한 불만의 뜻을 드러냈다고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잇따른 보복관세 조치를 내놓는 등 '무역전쟁'에 나서고 있다. 시 주석의 불만에 아베 총리는 미중 양국 간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지난 26일 정상회담을 마친 후 베이징(北京) 조어대 영빈관에서 부부 동반 만찬회를 가졌다.
만찬 모두에서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자민당 총재 3선을 축하드린다"며 3연임에 대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원은 약 9000만명이 있다"며 총재선거와 관련해 공산당으로 화제를 꺼냈다. 아베 총리도 자민당원은 100만명이라고 답하면서 만찬은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 주석이 화제를 미중 무역전쟁으로 바꾸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일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미국 1극체제에 반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미국이 각국과 무역협상에서 관세 등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자유무역체제를 존중해야 한다는 발언을 아베 총리에게 거듭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시 주석의 염두에는 미일 정상의 밀월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신뢰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시 주석에 대한 비판을 삼가고 있다는 점에서 나온 발언이다. 또 아베 총리는 "미국과 중국이 보다 많은 대화를 하지 않으면 세계경제에 있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시 주석과의 신뢰관계를 쌓으려 했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만찬에 앞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도 미중이 무역이 있어 대화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다각적인 자유무역체제를 지지한다"며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마찰을 해소해야하며, 보조금이나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문제에서 중국이 보다 개선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조어대에서 진행된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일관계는 바른 궤도로 돌아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고 아베 총리 역시 "중일 관계의 새 시대를 시 주석과 함께 열고 싶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북한과 관련해서도 "중일 양국의 공통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유엔(UN)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아베 총리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를 언급하자 시 주석은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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