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대법원이 13년 만에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30일 고(故) 여운택 씨 등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 사진공동취재단 |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고들이 구하고 있는 위자료 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여 씨 등 4명은 지난 1941년부터 1943년까지 신일본제철(구 일본제철)에 강제동원돼 오사카 등지에서 감금돼 고된 노역에 시달렸다.
이들은 2005년 한일청구권협정 당시 문서가 공개되자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012년 5월 대법원이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고, 2013년 서울고법은 “피해자들에 1억원을 배상하라”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신일본제철은 이에 불복해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다. 2013년 8월 9일 접수된 사건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올 7월 27일이 돼서야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이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벌어진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서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한 ‘재판거래’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근혜 청와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판결을 최대한 늦추거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달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