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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 가격 인상 '후끈' 인플레-금리상승 악순환

기사등록 : 2018-11-0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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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파장 소비자들에게 떠넘겨..임금 상승과 맞물려 금융시장 혼란 예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기업들이 상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는 움직임이다.

문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이다.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에 근접한 가운데 기업들이 물가 상승을 부채질, 금리인상을 재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금 상승이 10년래 최고치를 기록,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맨해튼 5번가의 쇼핑객들 [사진=블룸버그]

연준이 과도한 긴축으로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흠집을 낼 것이라는 우려가 번진 가운데 정책 실수에 대한 경계감이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맥도날드의 빅맥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뛰었고, 멕시칸 레스토랑 치폴레의 스테이크 브뤼토 가격도 같은 기간 4.4% 올랐다.

스타벅스 커피가 8.9% 치솟았고, 도미노 피자의 라지 페퍼로니 피자와 지미 존스의 터키 샌드위치 가격이 각각 5.9%와 6.0% 뛰었다.

비행기 탑승권부터 의류, 페인트까지 전업종에 걸쳐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후끈 달아올랐다. 코카콜라와 아코닉이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상품 가격을 올렸다고 밝혔고, 오레오 쿠키와 리츠 크래커 제조업체인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은 내년 북미 지역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패션 업체 스티븐 메이든 역시 가방과 신발을 포함한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산업재와 제조업계 역시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기업들이 앞다퉈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상품 가격이 오른 만큼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관세를 피해 생산 라인을 다른 신흥국으로 옮기더라도 이에 따른 비용을 모두 떠안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미국 제조업계가 부담하는 알루미늄과 철강 가격이 관세 시행으로 인해 각각 8%와 38% 치솟은 것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이 밖에 에너지와 운송비, 각종 원자재까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의 상품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기준 항공업계가 부담하는 연료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40% 급등했고, 트럭 운송 비용은 7% 뛰었다.

임금 상승도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부분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분기 임금이 3.1% 상승해 10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을 재촉하는 한편 금융시장과 실물경기에 충격을 가하는 악순환이 펼쳐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랜트 손톤의 다이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모든 정황이 물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인플레이션이 크게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올해 12월 추가 금리인상과 함께 내년 세 차례의 긴축을 예고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활황을 이끌었던 저 인플레이션 및 저금리 여건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데 따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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