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프랜차이즈업계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명 '오너리스크' 방지법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갑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첫 적용 사례에 관심이 높다.
일각에선 피해 입증 대상이나 실효성 여부를 놓고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오너리스크 방지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6월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가맹점 피해가 속출하자 4건의 관련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 4건의 법안을 통합·조정한 최종 개정안이 지난달 확정됐다.
이번 개정안은 가맹본사 또는 본사 임원의 위법 행위, 가맹 브랜드 이미지나 신용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로 인해 점주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본사가 배상하도록 하는 의무를 신설했다. 앞으로 본부는 가맹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기재해야 한다.
◆ 신규·재계약 가맹점 한정… 입증 책임도 점주에게
하지만 적용 대상은 법 시행일인 내년 1월부터 계약을 체결하거나 갱신한 가맹점이다. 올해 초까지 갑질 문제로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은 사실상 법적인 보상을 받기 어렵다. 이들은 본사 자체 상생안이나 지원책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본사의 갑질을 막자는 취지에서 오너리스크 방지법이 통과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미 피해를 입은 점주는 보상받을 길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진 지난달 불거진 교촌치킨 회장의 친인척 갑질 문제가 오너리스크 방지법의 첫 사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반발과 불매운동 움직임이 번지면서 내년에도 피해를 입는 가맹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증 책임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이 법을 통해 본사에게 물질적 보상을 받기 위해선 피해자인 점주가 피해 사실 등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가맹점주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점주 개개인이 증거자료 등을 모아 대응하는 것 보다는 점주협의회 등 단체를 중심으로 법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수월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 협의회 설립 추진
대형 치킨프랜차이즈의 일부 점주들은 소규모 모임을 구성해 가맹점협의회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치킨 업종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나왔는데 실제로 점주 협의회가 있는 업체는 1~2곳 뿐"이라며 "본사에서 협의회 설립을 방해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앞으로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협의회 구성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최근 가맹점주의 단체 활동을 이유로 보복행위를 벌인 피자업체 피자에땅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14억67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피자에땅은 점주협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점주들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이후 불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측은 "본사가 점주 단체활동에 대해 불이익을 취한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한 최초의 사례"라며 "앞으로도 단체 구성과 활동을 이유로 점주에게 불이익을 가하거나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품목 구입을 강제하는 등 가맹분야 불공정거래 행태를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맹계약서에 어느 범위까지 보상이 이뤄질지 등 구체적인 명시가 필요하다. 아직 계약서에는 배상 책임 범위나 배상 액수가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점주 피해는 본사의 피해이기도 하기 때문에 근절돼야 한다"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해소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봉구스밥버거 가맹점주협의회 단체집회 [사진=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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