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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도 국경 넘는다' 난민 사태 새로운 국면

기사등록 : 2018-11-02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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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디프테리아 결핵 에이즈 바이러스까지 남미 대륙 공포 확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치 생명에 마침표를 찍게 할 만큼 국제 사회의 골칫거리로 부상한 난민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난민들과 함께 말라리아부터 디프테리아, 황열, 에이즈 바이러스까지 치명적인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 주요국으로 번지기 시작한 것.

과테말라와 멕시코 국경 사이에 위치한 쑤치아떼 강을 필사적으로 건너는 난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극심한 경기 불황이 공공 위생과 의료시스템까지 총체적인 위기를 일으킨 데 따른 결과로, 수백만에 이르는 난민들이 필사적으로 국경을 넘는 인접 국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는 남미 지역의 난민 사태가 악성 전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인접 국가의 보건 당국은 베네수엘라의 난민들이 치명적인 전염병을 확산시키고 있어 희생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의 주도인 마나우스에서 홍역이 번지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였다. 난민 수용소가 위치한 고속도로와 인접한 마을에서 고열과 피부 발진 등 홍역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아마조나스 주 전체 감염자는 2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예방 접종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18년 전 박멸된 것으로 알려졌던 홍역이 번진 것은 난민들의 유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말라리아와 뎅기열, 황열, 디프테리아, 폐결핵, 에이즈 바이러스까지 난민들이 치명적인 병균을 확산시켰다는 것이 남미 국가들의 주장이다.

전염병이 국경 지역에서 전국으로 번지면서 해당 국가의 국민들 사이에 공포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아이린 보쉬 연구원은 WSJ과 인터뷰에서 “적절한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한 채 생활하다 국경을 넘은 이들이 지금까지 드러난 전염병은 물론이고 앞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보건 측면에서 난민 사태는 ‘퍼펙트 스톰’에 해당하며,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포함한 남미 국가들은 난민들에게 무료로 전염병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단 시일 안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쌍둥이 아들과 함께 브라질 국경을 넘은 34세의 자비에르 페레즈는 장기간에 걸쳐 극심한 기침에 시달리다 객혈을 하고 자신이 폐결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미 두 아들도 감염된 상태였다.

페레즈와 같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외신들의 지적이다. 콜롬비아에만 2021년까지 최대 400만명에 이르는 난민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풍부한 원유 자원을 보유, 한 때 남미의 부국으로 통했던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몰락이 대륙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경고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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