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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올겨울 평년 같다는데..믿어도 될까

기사등록 : 2018-11-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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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제트기류, 온도 높이는 겨울철 엘니뇨
제트기류와 엘니뇨 움직임따라 한파 가늠될 듯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기상청이 올해 겨울 날씨를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올해 여름 지독한 무더위를 겪었던 터라 기상청 예보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올겨울, 기상청 예보를 믿어도 될까. 

2010년대부터 한반도는 여름 폭염과 겨울 한파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심상치 않다. 10월 18일 지난해보다 16일 앞서 설악산에서 첫눈이 내리고 10월 말부터 서울 출근길 온도가 섭씨 1도 아래로 떨어졌다. 이 탓에 올 겨울도 한파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10월 10일 첫 눈이 내렸던 2015년~2016년 겨울은 한파가 몰아쳤다. 2016년 1월 전반기 전국평균기온은 섭씨 1.1도였지만 18일부터 25일까지는 영하 6.2도였다. 특히 24일에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9.3도 낮아졌다. 이날 서울시 출근길 기온은 영하 18도였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료 누진제가 완화된 해인 2017년. 그해 겨울은 춥고 눈이 많이 내렸다. 한강은 12월 15일에 얼어붙었다. 1946년 12월 12일 이후 두 번째로 빨리 결빙된 해다. 한파가 심해 2018년 2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도 빨간불이 켜졌었다.

시민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하지만 통계상 겨울철 평균 기온은 바뀌지 않았다. 기상청 기상연보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 겨울철 평균 기온은 0.5도로 지난 30년 전보다 0.1도 내려갔을 뿐이다. 한파가 몰아친 2016년 1월 평균 기온은 1.6도로 오히려 더 따뜻했다. 폭염과 한파 사이, 또 첫눈과 한파의 상관관계는 추측에 불과하다.

연도별(1973년~2017년) 전국 평균기온(11월~이듬해 1월). [사진=기상청]

이런 가운데 기상청은 이번 겨울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따뜻할 것으로 10월 23일 밝혔다. 단,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 '기온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올 겨울 한반도 날씨는 엘니뇨 발생 가능성과 평소보다 적은 해빙(海氷)으로 인한 제트기류 사행(뱀이 구불구불하게 움직이는 모양)이 한파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기온 상승 요인은 엘니뇨(El nino)다. 엘니뇨는 페루와 가까운 동남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수온이 평균보다 높게 오르면서 발생한다. 2년에서 7년 주기로 발생하는 엘니뇨는 더 많은 수증기를 만들어내고 공기 흐름을 활발하게 한다.

엘니뇨는 겨울에 가장 크게 발달해 겨울철 한반도 온도와 강수량을 상승시킨다. 지난해엔 엘니뇨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겨울이 조금이나마 따듯해질 수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부터 13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남위 5도~ 북위 5도, 서경 170도~120도 부근) 해수면 온도는 섭씨 27.3도로 평년보다 0.7도 높았다.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 3개월 이동평균편차가 다섯달 이상 0.5도 이상 유지되면 측정 첫 달부터 엘니뇨가 시작됐다고 간주한다. 지난 9월 편차는 0.5도였다.

하지만 제트기류 탓에 기온 변동성이 클 전망이다. 올해는 여름 내 녹았던 북극 바다 빙하가 충분히 얼지 못했다. 곧 북쪽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다는 이야기다. 중위도 지방과 극지방 해수면 온도 차이가 낮아진 탓에 제트기류가 약해질 수 있다.

제트기류는 연직 10㎞ 높이에 있는 대류권과 성층권사이,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서 발생한다. 온도차가 크면 제트기류는 더욱 강해져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직선으로 나눈다. 반면 온도차가 적으면 제트기류 역시 약해지고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 경계는 뱀 모양(사행)이 된다.

 
2010년 여름 발생한 제트기류 사행. 따뜻한 기단이 올라오면서 러시아에서는 폭염이 발생했다. [사진=기상청]

중위도에서 부는 제트기류는 한대 제트(Polar jet)다. 한대 제트가 강하면 사흘 정도는 춥고, 나머지 4일은 점차 따뜻해지는 삼한사온이 발생한다. 고위도에서 저위도로 내려온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처음엔 세력을 유지하다 점차 약해지는 탓이다. 하지만 한대 제트가 약해지면 찬 기단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된다. 2015년 이후 한반도를 덮친 한파 대부분은 약해진 제트기류 탓에 발생했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한대 제트가 약해져 사행이 되면 어느 지역은 한파가 몰아치고 어느 지역은 이상고온이 발생한다”며 “이번 겨울 날씨도 제트기류가 어디에 형성되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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