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하원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면서 대외 통상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동원해 통상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의회의 견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절차규정을 강화해 트럼프의 독주를 견제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7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하원 의석(435명) 중 절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6명이 새롭게 선출됐다.
오전 11시(미국 동부시간 6일 저녁 9시) 기준 미국 중간선거 연방하원의원 개표 현황 [자료=CNN] |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2년간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때문에 과거 선거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특히 하원에서 195석에 불과했던 민주당이 과반의석(218석)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 트럼프 정책, 행정명령 중심…의회 견제수단 한계
하지만 통상정책과 관련해서는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 의회가 행정명령에 대한 절차규정을 강화해 트럼프의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또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트럼프 입장에서도 일방적인 독주보다는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양측 지지층을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간선거 결과로)미국 통상정책의 근본이 바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노동자 계층인데 러스트밸트에서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도 트럼프의 통상정책에 크게 반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의 통상정책이 의회의 인준이 아닌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서 보복관세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의회가 견제하기 어렵다"면서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도 통상정책이 변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KOTRA도 자체 보고서를 통해 "여타 정책보다 무역에서 미국 대통령의 재량권이 많아 중간선거 후에도 대중 통상규제의 완화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현 정부의 대응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기존 대중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민주당도 중국엔 강경한 입장…미중 무역분쟁 심화될수도
정부는 트럼프 정부는 물론 미 의회의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정책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선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행정명령에 대한 절차적인 규정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행정명령 자체는 의회가 견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의회와 상의하도록 절차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로서는 나쁠 게 없다. 급진적이고 좌충우돌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진=바이두] |
하지만 민주당도 대중 통상정책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때문에 민주당이 오히려 더욱 강경하게 나올 수도 있어 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진교 선임연구위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트럼프 정부가 사전에 의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면서 "절차규정을 만들어 트럼프의 정책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중 통상정책에 대해서는 그간 민주당도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면서 "민주당이 오히려 더 강경하게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美 감세정책 강화 가능성…금융시장 변동성 예의주시
통상정책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감세정책을 비롯한 거시정책이 어떻게 변화될 지도 관건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트럼프의 감세정책이 타격을 입을 경우 금융시장이 이를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환율조작국 지정과 같은 정책도 한국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통상정책뿐만 아니라 감세 등 거시확장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이 이를 선반영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우리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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