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재건축 규제가 심해진데다 새 아파트 선호현상이 커지면서 리모델링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층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들이 속속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자 리모델링 지원사업에 팔을 걷어부쳤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5대 신도시와 서울 동부이촌동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우선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시에서는 최근 '매화마을 2단지'가 최종 리모델링 시범사업단지로 선정됐다. 성남시는 슬럼화 방지를 위해 시가 직접 리모델링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시범단지로 선정된 곳은 시로부터 조합설립, 안전진단 비용을 포함한 리모델링을 위한 행정·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성남시에서 15년 이상된 리모델링 대상 단지는 181개다. 성남시는 지난 2013년부터 조례를 만들어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차로 5개 시범 단지를 선정해 리모델링을 지원해 왔다.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1156가구)와 느티마을3·4단지(770가구·1006가구),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562가구)도 리모델링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8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사진=뉴스핌DB] |
리모델링은 전면 철거하는 재건축과는 달리 주택의 골조는 남기고 새로 짓는 방식이다. 초과이익 환수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용적률 제한을 포함한 정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늘릴수 있는 가구수는 최대 15%까지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곳은 총 23곳 1만3563가구다.
서울에서 리모델링 사례가 늘고 있는 곳은 용산이다.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이촌현대맨숀은 안전진단 C등급을 받으며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안전진단 A~E 등급 중 재건축은 D등급 이하여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B, C등급을 받으면 추진할 수 있다. B등급은 수직증축, C등급은 수평증축을 할 수 있다.
이촌현대맨숀은 한강과 용산공원 조망권이 있어 선호도가 높다. 시공은 포스코건설이 맡고 있다. 내년부터 리모델링을 위해 이주를 시작한다.
용산 이촌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수평 증축을 통해 복도식을 계단식으로 바꾸고 평수를 좀 더 늘릴 수 있다"며 "이촌동 대부분의 아파트가 90년 초중반에 준공한 아파트다 보니 주차장 추가 확보를 위해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 사업지 7곳을 선정했다. 해당 단지는 △남산타운(3118가구) △신도림 우성1·2·3차(각각 169·239·234가구) △문정 시영(1316가구) △문정 건영(545가구) △길동 우성2차(811가구)다. 서울시는 이곳에 기본설계 및 타당성검토와 관련된 업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리모델링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이 어렵거나 용적률이 높아서 사업성이 낮아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직 증축을 하게 되면 일부 분양도 할 수 있고 분담금도 줄일 수 있는데다 재건축 보다 기한도 짧게 걸려 사업속도가 빨리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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