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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폭행 물의' 양진호 회장 전격 체포…구속까지 이어지나

기사등록 : 2018-11-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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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때리고 욕하고…만천하에 드러난 만행
엽기행각에 들끓은 여론, 경찰은 수사 착수
양진호 회장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회장직 사퇴"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자신이 설립한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에서 유통되는 음란물을 방치하고 전(前)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양 회장은 현재 폭행·강요 등 총 6개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7일 오후 경기남부경찰청에 압송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2018.11.07. withu@newspim,com

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합동수사전담팀은 자택과 1km가량 떨어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양 회장을 체포했다. 경찰은 양 회장이 소환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체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양 회장은 현재 △폭행(상해) △강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 직원 때리고 욕하고…만천하에 드러난 만행

지난달 30일 탐사전문보도매체 뉴스타파와 셜록은 양 회장이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 직원 A씨의 무릎을 꿇리고 뺨과 뒤통수를 손으로 때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퇴사한 A씨가 위디스크 고객 게시판에 자신을 조롱하는 댓글을 남겼다는 게 폭행 이유였다. A씨는 눈물을 흘리며 죄송하다고 했지만,  양 회장은 "살려면 똑바로 사과해"라고 겁박했다. 

2016년 촬영된 회사 워크숍 영상에서도 양 회장의 만행은 계속됐다. 양 회장은 살아있는 닭을 향해 석궁을 겨눴다. 다른 직원들도 양 회장 지시에 따라 석궁으로 닭을 잡았다. 한 직원이 내키지 않는 듯 머뭇거리자 양 회장은 "XX야, 장난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양 회장은 또 닭을 허공에 던지고 일본도로 내려치게 지시하기도 했다. 

양 회장은 이외에도 직원들에게 머리염색·술자리 참여 등을 강요하고, 상추를 빨리 씻어오지 않는다며 직원을 해고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한 대학교수는 양 회장이 부인과 불륜이 의심된다며 자신에게 침을 뱉고 구두를 핥게 했다고 폭로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 [사진=뉴스타파]

◆ 엽기행각에 들끓은 여론, 경찰은 수사 착수

여론이 들끓자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동영상이 공개된 지 하루만인 지난달 31일 합동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앞서 위디스크에서 유통되는 음란물을 방치한 혐의로 양 전 회장을 수사하기 위해 웹하드 수사TF팀을 만든 상태였다. 이 수사팀에 양 회장의 폭행 혐의를 수사하는 광역수사대 형사들이 투입됐다. 

경찰은 지난 2일에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양 회장의 자택과 위디스크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폭로 동영상에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도검과 활, 화살 등을 확보했다. 3일엔 전직 직원 A씨를 피해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지금까지 과오에 대해 양 회장이 법의 심판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양 회장을 엄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직원들에게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한 양 회장을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진행 중일 증거인멸이 완료되기 전에 더는 꼬리를 자르고 숨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앞에서 36개 여성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불법촬영물 편파수사를 규탄하고 있다. 2018.08.10 zunii@newspim.com

◆ 양진호 회장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 회장직 사퇴"

논란이 커지자 양 회장은 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저에 관한 보도로 인해 상심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분들, 그간 저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회사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동영상이 공개된 지 이틀 만이었다.

양 회장은 "저는 기업을 운영해 오며 저의 독단과 오만한 행태가 다른 이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그저 회사 조직을 잘 추슬러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저의 독단적 행동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되었음을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고, 향후에도 임직원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직분에도 나아가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 회장은 이날 오후 3시쯤 경기도 수원 경기남부청으로 압송되면서 '폭행영상 공개 8일 만에 체포됐는데 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공분을 자아내 진심으로 사죄한다. 잘못을 인정한다"고 답했다.

양 회장은 그간 경찰 수사에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관련 수습할 부분 있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약 혐의 인정하는지" "왜 오피스텔에 있었는지" 등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양 회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관해 포괄적으로 검토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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