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중국이 대만과 단교한 엘살바도르에 1억5000만달러(약 1680억원) 규모의 원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엘살바도르의 사회적·기술적 프로젝트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난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엘살바도르 대통령. 중국은 당시 엘살바도르에 대한 막대한 규모의 원조를 약속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렌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만나 중국의 엘살바도르 수출업 지원을 약속 받았다. 엘살바도르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세렌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13개 공동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의 이번 원조는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 미국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이어온 행보와 맥을 같이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올초 엘살바도르는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에 이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전격 수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현지 대사들을 즉각 초치해 우려를 표했다.
이날 세렌 대통령은 “중국과 엘살바도르 정부 간 역사적 만남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며 이번 원조는 “중국과의 수교가 이번 정권의 외교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음을 확인시켜줬다”고 평했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즉각적인 언급을 피했다. 엘살바도르 정부 대변인은 자금 지원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렌 대통령은 또 중국이 지난 7월에 발생한 가뭄과 10월에 일어난 홍수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위해 중국이 쌀 3000톤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 8월 엘살바도르가 대만 단교 결정을 내린 후 “중국이 파트너십이 아닌, 경제적 종속과 지배를 조장하는 지원”을 구실로 나라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一个中国)’이라는 원칙을 밀어붙이고 있다.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이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합법적인 정부는 중국 정부 하나라는 주장이다. 미국은 대만과 비공식적 외교 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지렛대로 압박한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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