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수습기자 = 8일 오전 국내 최대규모인 군산 수상태양광발전소. 입구에 있는 발전소 홍보관에 들어서자 발전현황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황판에는 현재발전전력, 금일발전량, 누적발전량 등이 큼직막한 글씨로 표시돼 발전소의 전력생산 현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홍보관 안쪽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현황판이 있다.
상업운전을 시작한지 4개월 된 군산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착공 당시 규모와 경제성 면에서 화제를 모았다. 5만2000여개의 태양광 패널이 장관을 이루는 이 발전소의 용량은 18.7MW로, 8000여가구가 이용 가능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수면의 냉각효과로 발전효율이 지상태양광보다 10% 가량 높고 유휴수면을 활용해 민원이 적다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곳에서 4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구축하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선포식'을 갖기도 했다.
동시에 논란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수상태양광의 발전효율이 지상태양광에 비해서는 높지만 여전히 설비용량에 비해 낮다는 점, 태양광 패널의 고장이 많아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을 근거로 '경제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태양광 모듈의 사용연한인 20년이 지난 이후 폐패널을 처리하는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 비오는 날 발전량 저조하지만...누적발전량 예상치 넘겨
군산2국가산단 내 수상태양광 홍보관 2층에 설치된 현황판 2018.11.08. onjunge02@newspim.com |
이날 낮 12시까지 집계된 발전량이 1.25MW. 군산 수상태양광발전소에서 1시간에 발전가능한 최대 전력량인 18.7MW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너무 낮지 않나'는 질문에 군산 수상태양광 시공을 맡은 '디엔아이코퍼레이션'의 박식 대표는 "오늘은 비가 와서 그렇지 평소에는 지금의 10배 정도는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발전 전력은 작았지만 전체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은 상당했다.
상업운전 이후 4개월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의 누적 발전량이 9530MWh에 달했다. 이 정도면 당초 계획했던 대로 연간 약 8000가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누적 발전량은 착공 당시 예상했던 연간 전력생산량 2만5322MWh의 1/3인 4개월치 발전량 8440MWh도 넘었다.
박 대표는 "발전시간을 하루 3.7시간으로 잡고 사업승인을 받았는데 7월부터 확인해보니 평균 발전시간이 4.2시간이다"며 발전량이 높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통상적으로 여름보다 겨울의 발전량이 더 많다"며 다가올 겨울에는 발전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상대로라면 연간 전력생산량이 조기 달성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단 그는 "눈이 쌓이면 발전이 안된다"고 조건을 달았다. 그는 "눈이 쌓이면 지상·수상 다 안된다. 그건 어쩔수 없다"며 "그래도 햇빛이 좀 나면 물이 흘러내려 바로 해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 4개월간 고장 건수 '0'...12건 신고 있었으나 오인 신고
일각에서는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의 고장이 잦아 유지·관리에 비용이 많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2일 김삼화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동서·남동·서부·중부·남부 등 발전 5개사가 운영하는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5곳에서 지난해 이후 21건의 고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고장 원인은 태양광 모듈 파손, 부력체 파손·이탈, 전력케이블 절연 등 다양한 이유였다. 당시 군산 수상태양광도 12건이 있었다.
그러나 운영·관리를 맡은 남동발전 관계자는 "군산 수상태양광의 부유체·모듈 등 패널 부품 고장은 없었다"고 했다. 설명에 따르면 고장신고가 12건 접수됐으나 발전소 상업운전을 갓 시작한 단계에서 발생한 사소한 고장이었다고 한다. 시공과정의 불량이거나 차단기가 꺼지는 등의 내용이었고, 상시 점검을 실시하는 요원들이 바로 고쳤다고 한다.
관계자는 "현장에 직원들이 한두번씩 계속 돌아다니면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아직까지 문제는 없었다"고 답했다.
박식 대표는 부력체를 구성하는 PE부유체와 포스맥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공개하며 강한 바람에도 태양광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산의 경우 순간풍속이 45m/s정도 된다. 설치된 태양광패널은 이 풍속의 1.5배까지 견딘다. 이번에도 바람 많이 불었는데 2도 이상 안틀어졌다"고 덧붙였다.
관련해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김필규 선임연구원은 수상태양광모듈 시공 허가 과정을 들어 기술적인 측면을 설명했다. 그는 "KTL에서는 설계단계에서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쳤을 때 부서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이게 통과돼야 시공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그는 "구조체가 부서지더라도 여러개 격벽으로 구성돼 있어 중간중간에 바리케이트가 쳐져있다. 바람이 불어서 1/4이 날아가도 3/4는 남아있다"고 전했다.
군산2국가산단 내 폐수처리장 인근 유수지 수면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2018.11.08. onjunge02@newspim.com |
◆ 사용연한 20년 지나도 기능 80% 유지..."전기생산은 가능하다"
이날 남동발전과 시공사,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측은 폐패널 처리방법에 대한 흥미로운 대안도 언급했다. 사용연한 20년이 지나도 모듈 기능의 80%는 유지돼 개도국에 판매할 수도 있다는 거다.
시공사 측 박식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모듈 제조사들은 현재 100W 발전되면 20년후에는 80W는 나오도록 보증하고 있다. 그래서 20년 후에도 발전은 가능하지만, 한국은 연 5%가 감가상각된다 치고 20년이면 자산가치 제로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튀니지에서도 수상태양광을 어떻게 알고 군산을 찾아왔는데 생산된 모듈 버리지 말고 자기들 달라고 한다. 80%까지는 나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선임연구원도 "태양광 모듈의 경우 전기가 안만들어질 때 고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격출력대비 80% 밑으로 떨어지면 고장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모듈)안에 수분이 많이 들어가고 깨지고 너덜너덜해져도 발전 된다"며 "실제로 (민간에서는) 중고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