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롯데제과가 최대 성수기인 '빼빼로데이'를 앞두고도, 힘을 못쓰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종료, 신동빈 롯데 회장 출소 등 여러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황이지만, 주가는 여전히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제과 주가는 최근 2개월 사이 고점 대비 16.7% 떨어졌다.
종가 기준 지난 9월 21일 18만3000원에서 지난 8일 15만2500원까지 주저앉았다. 오는 11일 롯데제과의 연중 최고 대목인 빼빼로데이에 대한 기대감이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롯데제과는 10월과 11월 빼빼로데이 시즌에 막대과자로만 매년 400억~5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체 빼빼로 매출에서 약 50%가 이때 팔려나간다. 그렇지만, 롯데제과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서도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이날 현재 6일 만에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호빵의 매출 증가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달 하순 이후 SPC삼립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SPC삼립은 지난 10월 한 달간 '삼립호빵'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증가, 올 시즌 역대 최대인 10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SPC삼립 주가는 지난달 하순 이후 꾸준히 올라 17일 11만8000원 저점에서 지난 8일 13만원까지 10.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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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뚜렷한 실적 개선 요소가 안 보이는 점을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권시장이 정체되다 보니 소비재 기업 중에서는 판매량 성장이 뚜렷한 쪽으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싱황”이라며 “롯데제과는 지주사에 편입되면서 알짜 해외법인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는 동안 카피캣 전략에만 집중하면서, 주가를 견인시킬만한 요인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리온 꼬북칩, 해태제과 타코야끼볼과 빠세 등 히트작을 연이어 내놓는 동안 롯데제과는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다. 또 롯데제과는 지난해 연말 롯데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벨기에 길리안, 카자흐스탄 라하트, 파키스탄 콜슨 등 기존 해외사업이 지주사로 넘어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 8392억4730만원, 영업이익 312억8500만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14%, 45.20% 감소했다.
이에 롯데제과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섰다. 지난 9월 롯데제과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하며, 롯데지주에서 해외 제과법인 3곳을 넘겨받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제과 시장 점유율 하락하고 있으며 건강식품 및 제빵 일부 직영 점포 스크랩 등으로 하반기도 수익성 위주 경영 전략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요 원재료 및 최저임금 상승 등 비용 부담까지 더해 손익 개선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빼빼로데이가 주말이기 때문에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고 전한다. 실제로 토요일에 빼빼로데이가 있었던 지난해의 경우 평일 기념일에 비해 매출이 10% 정도 빠진 바 있다. 롯데제과 역시 올해 빼빼로 매출이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는 연인의 날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빼빼로데이는 친구나 직장동료 등 지인들에게 감사와 격려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통상 11월 11일이 공휴일을 끼고 있을 경우 판매량이 현저하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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