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산업

[시승기]토요타 아발론, '친환경'인정..'힘·가격·공간' 아쉽다

기사등록 : 2018-11-10 09:0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100km/h 가속까지 힘에 부쳐…친환경성은 탁월

[영월(강원)=뉴스핌] 전민준 기자=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6일 대형 세단 ‘아발론’을 새로 출시했다. 아발론은 국내 시장에선 인지도가 낮지만 해외에서는 토요타 플래그쉽 모델로 매년 7만 여대 팔리면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는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그랜저와 어코드 등 쟁쟁한 경쟁자에 밀리면서 매월 30여대에 그치고 있다.

토요타는 부진한 판매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솔린은 접고 하이브리드를 판매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이미지를 강조하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사진=전민준 기자]

토요타가 야심차게 내놓은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지난 8일 시승했다. 시승구간은 서울 잠실 커넥티드 투에서 강원도 영월군 에코빌리지까지 왕복 400㎞ 구간으로, 80% 이상 고속도로로 구성돼 있다.

아발론의 연비와 주행성능, 승차감, 편의사양 등을 충분히 알아 볼 수 있는 코스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이날 시승회에 앞서 아발론의 복합연비가 18㎞/l로,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전장 4975mm, 전폭 1850mm, 전고 1435mm, 휠베이스 2870mm, 차량 공차중량 1660kg이다.

경쟁 모델 중 하나인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전장 4930mm, 전폭 1865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845mm, 공차중량 1675kg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의가 경쟁모델인 그랜저 하이브리드보다 15kg 가볍다.

차체 크기가 전반적으로 커도 연비 효율성은 그랜저 하이브리드보다 좋은 것이다.

실제 주행하면서 연비를 측정해 봤다.

잠실에서 출발해 양평 휴게소까지 추월 가속도 해봤고 내리막길에서는 회생 제동 에너지 축적과 EV 모드 가동에 힘썼다. 하지만 출근길 도로정체가 심해서 양평 휴게소에 도달했을 때는 15.5㎞/l가 나왔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사진=전민준 기자]

양평 휴게소에서 영월까지는 차량 정체구간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이에 EV모드를 켜 둔 채 시속 100km/h 이상으로 주행해 봤다. 주행정보 계기판에는 연비가 21.2km/l로 찍혔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연비가 올라가는 건 일반적이다.

그러나 대형 세단에서 이 정도 나오는 것은 국내 출시 차량 중 아발론 하이브리드가 유일하다.

영월에서 서울로 올 때는 주행성능에 신경을 기울였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측 관계자는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고속 주행 안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성능을 알아보기 힘들었다.

시속 100km/h 이상의 고속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이 부쳤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세게 밟아도 100km/h에 겨우 도달했다.

1차선에서 2차선을 바꾸기 위해 2차선에 있던 싼타페를 추월하려고 가속페달을 꾹 눌렀지만 앞서가지 못 했다. 결국 싼타페 뒤로 붙어야 했다.

2.5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해 최고 218마력을 내고, 제로백은 6.8초라는 설명이 무색해 진 순간이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최고 출력은 210마력이다.

양평 휴게소에 도착해서 운전석 뒷 자리에 앉았다. 넉넉한 실내공간을 보유했다는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설명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좁진 않지만 그렇다고 넉넉한 느낌은 아니었다.

신장이 173㎝인 기자가 다리를 쭉 펴기 힘들었다. 기자의 차인 중형세단 SM6와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저중심 설계 탓인지 운전할 때 느낄 수 없었던 노면 진동이 뒷좌석에는 그대로 느껴졌다.

운전하면서 위험했던 순간도 있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후면 방향지시등은 붉은 색이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나타나는 후면등과 동일하다.

1차선에 있던 다른 시승차량의 후면에 붉은 색이 떠서 “저차가 브레이크를 밟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갑자기 끼어들어서 당황했다. 자세히 보니 브레이크가 아니라 방향지시등을 켠 것이었다. 적색으로 방향지시등을 설계한 탓이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시승한 뒤 느낀 점은 ‘친환경성’ 하나만큼은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4000만 원 후반대의 가격, 그 가격대에 수많은 경쟁모델이 있다는 점을 아발론 하이브리드가 과연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우려가 더 큰 시승이었다.  

 

minjun84@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