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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사립유치원 비리 집중조명…지원 땐 교육기관 vs 감사 땐 사유재산?

기사등록 : 2018-11-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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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MBC 'PD수첩'이 최근 감사 결과가 드러나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사립유치원 비리를 조명한다.

지난달 11일 MBC '뉴스데스크'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1146곳의 유치원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술, 자녀 학비, 백화점, 명품가방 심지어 성인용품까지. 유치원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일부 유치원들의 실태가 낱낱이 드러나자 유치원 명단을 확인하려는 학부모들의 발길에 MBC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명단 공개 이튿날까지 MBC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파장이 일었다.

이 중 감사결과에 불복해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혹은 법원으로부터 무혐의·불기소처분을 받아 감사적발명단에서 누락된 유치원이 있었다. 'PD수첩'은 국정 감사에 제출된 자료들 속 명단공개에서 제외된 유치원들의 실명과 소재지, 회계자료 등을 입수하여 취재에 나섰다.

제작진은 한 교육청에서 유치원 특정감사 실시 중 감사를 거부하거나 비리 규모가 중하다고 판단돼 수사기관에 고발한 18개의 유치원 명단과 회계처리내역을 입수하여 집중 취재했다. 국가지원 급식비 항목에 랍스터와 킹크랩, 심지어 개 사료를 구입한 내역이 확인된 유치원을 비롯해 고급 양복과 호텔 스파, 명품 식기까지 유치원 법인카드로 초호화 생활을 즐긴 유치원, 설립자의 자녀를 유치원의 직원으로 앉혀 일반 교사는 꿈도 못 꿀 돈을 월급으로 지급한 유치원들까지 유형은 다양했다.

[사진=MBC]

이 18개 유치원은 아직 수사 중이거나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감사적발리스트에서 제외돼 뜨거운 시선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법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데에는 제도의 맹점이 있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이덕선 위원장이 설립한 유치원은 교육청 감사결과 2017년에만 모두 13건이나 부적정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학부모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갑작스럽게 한유총의 키를 잡은 이덕선 비대위원장을 취재하던 중, 제작진은 그가 과거 유선방송사업과 벤처투자업계에서 이름을 날린 인물로 깜짝 놀랄만한 재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위원장은 딸이 소유하고 있는 숲 체험장 부지에 대해 3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어 지난해 6월까지 총 1억3850만원의 임대료를 주고 있었다.

한유총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요구할 땐 “사립유치원도 유아교육기관”이라고 강조하다, 지원에 대한 감사를 할 땐 “개인사업자의 사유재산”이라고 강변하는 모순된 주장들을 내놓고 있다. 한유총은 집단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교육청에서 감사를 실시하자 교육감과 감사관을 고발하고, 사립유치원 회계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교육청 주관 세미나실을 점거하여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급기야는 국회에서의 정책토론회마저 단상을 점거하는 등 유치원의 문제를 지적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려는 시도를 번번이 강제적으로 무산시켰다.

여기에는 일부 정치인들의 비호가 있었다. 그들은 유치원 감사장에까지 직접 찾아와 감사를 방해하고, 사립유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일삼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

'PD수첩'은 교비를 수상한 곳에 쓰고 투명한 회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일들이 만연함에도 법적으로 처벌이 힘든 이유와 제도의 허점을 집중 취재하고,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13일 밤 11시10분 방송이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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