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미 달러 인덱스가 지난 12일 16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역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포치’(破七,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 아래로 떨어지는 것) 가능성이 재점화되고 있다.
펑파이(澎湃)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 달러 인덱스 장중한때 97.4까지 치솟으며 1년 4개월 이래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12일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663위안까지 치솟았다. 다음날인 13일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22% 하락한 6.9629 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보다 위안화 가치가 0.0153위안 떨어진 것이다.
중국 위안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미 달러 인덱스 강세는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주요 통화의 절하세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오칭밍(趙慶明) 중국금융선물거래연구원(中國金融期貨交易所研究院)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및 파운드화의 달러 인덱스에 대한 가중치는 각각 60%,12%로, 유럽 통화의 환율추이가 미 달러 인덱스 변동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싼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로와 파운드의 절하세로 미 달러 인덱스 강세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홍콩 매체 SCMP는 인민은행 보고서를 인용, 중국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당분간 발생 않을 것에 무게를 뒀다. 특히 금융 당국은 이달 말로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중·미 양국 정상들의 회동 전 까지는 ‘7위안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측했다.
인민은행은 9일 발간한 ‘3분기 중국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환율 결정에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필요시 환율 안정을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라는 말을 넣었다.
중국 각 기관들도 위안화 안정을 위협하는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환율 7위안 선’을 방어할 것으로 내다봤다.
초상(招商)증권은 “미국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에 달러 강세도 꺾이면서 중국의 역내 자본 유출 가능성도 축소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4분기에 들어 둔화된다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대에 진입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중신(中信) 증권도 단기적으로 ‘포치’(破七)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쳤다.
중신증권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시장 자율 메커니즘과 외환시장 관리감독이 혼합된 관리방식을 시사했다”며 “향후 당국은 각종 수단을 동원해 위안화 환율 방어에 나설 것이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외환전문가는 “2016년 말 미 달러 인덱스는 103 포인트를 찍은 후 하락 주기에 진입하면서 위안화 환율은 한동안 반등하는 조짐을 보였다”며 “하지만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예고에 미 달러 인덱스는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위안화 가치 상승에 제약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민은행이 홍콩에서 200억위안 상당의 중앙은행증권(채권)을 발행하면서 역외 위안화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위안화 약세 베팅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분간 ‘포치’(破七)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중·장기적으로 달러 인덱스의 100포인트 돌파와 무역전쟁과 같은 외부악재가 겹치면 위안화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천둥(陳東) 홍콩 픽셋(Pictet) 자산운용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 인민은행의 강력한 개입에 위안화 환율은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당국은 결국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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