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 일주일간 기름값이 리터당 100원 넘게 떨어지며 유류세 인하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 일부 지역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2000원대로 높게 유지하며 '배짱 영업'을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6일 기준으로 12일까지 리터당 1690.30원에서 1580.32달러로 109.98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 값은 1495.76원에서 1422.44원으로 73.32원 하락했다.
당초 정부에서는 유류세를 15% 인하하면 휘발유 값은 123원, 경유 값은 87원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유소들의 재고 소진 기간까지 고려했을 때 예상 보다 빠르게 적정 수준까지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유류세가 인하된 시점 이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인 것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배럴(Bbl)당 75.43달러에서 72.41달러로 4% 하락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2008년 유류세를 인하했을 땐 유가가 상승 기조를 보이며 제품 가격은 오히려 올라갔다"면서 "반면 현재 국제석유 가격은 하락 기조를 보이며 유류세 인하 효과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체 기름 값 하락 추세와는 무관하게 리터당 2000원 선의 휘발유 값을 유지하는 곳도 있었다.
13일 오후 2시 현재 서울 지역에서 휘발유 값을 리터당 2000원 선을 유지하는 곳은 총 31개로 강남구가 9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구(7개), 용산구(5개), 종로구(4개), 서초구(3개), 구로구(1개), 서대문구(1개), 성북구(1개) 등으로 나타났다.
각 주유소별 기름 값은 다양한 요소가 접목돼 산정된다. 유류세 인하 측면에선 개별 주유소가 6일 이전 입고돼 유류세 인하분이 반영되지 않은 재고가 소진되지 않았을 경우 제품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다.
또 임대료가 비싼 시내 쪽에 위치한 주유소의 경우 제품 가격 인하 폭이 작을 수 있고, 주변에 경쟁 주유소가 없을 경우에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의 경우 결국 주변 주유소와 경쟁을 하는데 경쟁할 곳이 없다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면서 "리터당 2000원 선을 유지하는 곳들도 대부분 주변에 경쟁 주유소가 없는 주유소"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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