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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보유자산 규모, 日 GDP보다 커졌다

기사등록 : 2018-11-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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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일본은행(BOJ)의 보유 국채·주식 규모가 일본의 연간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BOJ와 주요 서방 중앙은행의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이날 BOJ 발표에 따르면 대부분 국채로 구성된 BOJ의 보유 순자산 규모는 553조5920억엔(약 5507조원)이다. 지난 6월까지 1년 간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552조8210억엔보다 많다. 신문은 BOJ가 국내 국채와 주식 시장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BOJ가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인 결과다. 2013년 아베 신조 총리의 임명으로 BOJ 총재가 된 구로다 하루히코는 2013년 4월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도입하며  2%의 물가 안정 목표를 2년 안에 실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목표는 현재까지도 달성되지 못했다.

현재 BOJ의 일본 국채 보유량은 일본 국채 전체에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일본 국채 시장 거래량은 감소했고, 시장 변동성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는 대조적이다.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미국 GDP의 30%를 넘어본 적이 없다. 이제 연준은 보유 자산 규모를 처분하고 있다.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행한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보유 자산 축소를 준비 중이다.

BOJ는 국채 시장뿐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BOJ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 패스트리테일링 등 일부 기업에서 대주주가 됐다.

이런 행보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 지배구조 같은 일반 투자자가 다뤄야할 문제에 중앙은행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과 ECB, 영란은행(BOE)은 채권을 매입하면서도 주식 매입은 피했다.

다만 BOJ의 자산매입 증가 속도는 둔화하는 추세다. 증가 속도는 2016년 9월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수익률)를 일정 수준에서 고정시키는 '수익률곡선통제' 정책을 도입한 이후 눈에 띄게 떨어졌다.

2014년과 2016년 사이 BOJ의 보유 자산은 통화 정책 지침에 따라 매년 70조~90조엔 늘었다. 하지만 지난 9월까지 12개월간 BOJ의 순매입액은 매년 약 80조엔 규모 자산을 사들이겠다는 약속을 고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34조엔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BOJ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시장 유동성을 제한하고 시장을 경제의 기초여건과 분리시켜놨다고 비판했다.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매튜스아시아의 로버트 호록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차대조표가 얼마나 큰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근원 물가상승률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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