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1980년대부터 실시한 산아제한 정책이 2000년대 이후 출산장려 정책으로 바뀌면서 산후도우미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요즘 산후도우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며 도우미 서비스 요금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상무부(商務部)가 발표한 ‘중국 가사관리 업종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6년 해당 산업 수익은 각각 2304억 위안, 2776억 위안, 3296억 위안으로 20%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가사관리 산업의 연간 생산액이 4400억 위안(약 71조7400억 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가사도우미 시장이 이처럼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2016년부터 시행한 ‘두 자녀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한자녀 위주의 산아제한 정책이 두자녀 정책으로 바뀌고, 자기관리에 민감한 80허우(後, 1980년 이후 출생한 세대) 신세대들이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루면서 산후도우미 등 가사관리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21차이징(财经)은 “이 시장이 향후 1조 위안(약 16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후도우미 시장의 주 소비층인 80허우가 자녀와 부모 자신에 대한 삶의 질 개선과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는 만큼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학교 경제사상 및 시행 연구원 원장은 “산후도우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소비수준 향상을 증명하는 중요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가사관리 플랫폼 관자방(管家幫)에 따르면 2008년 베이징(北京)에서 산후도우미를 고용한 가정은 전체의 25%로 네집에 한집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5년 뒤인 2013년에는 40%로, 올해는 70%로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빠르게 성장한 시장인 만큼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21차이징에 따르면 중국 전국 산후조리 서비스 수요자 수는 약 400만 명인 반면 공급자는 100만 명도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입주 도우미의 경우 수요를 20~30% 밖에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조금이라도 유명한 업체 소속 산후도우미 경우 예약조차 어려운 정도”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비스던 자격증 취득이던 ‘부르는 게 값’인 게 현실이다.
1980년대부터 실시한 산아제한 정책이 2000년대 이후 출산장려 정책으로 바뀌면서 산후도우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충칭(重慶)에 위치한 가사관리 업체 관리자는 “산후조리 서비스 가격은 최소 4800위안(약 79만 원)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2018년 기준 충칭의 최저임금(월급)은 1500위안(약 25만 원)이다.
최근 신(新) 네오블루칼라(Neo Blue Collar, 고소득을 올리며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는 생산직 노동자) 보고서에 따르면 광저우(廣州) 기준 수입 1위 직종은 산후도우미 및 베이비시터로, 기본 월급이 6864위안(약 111만8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의 산후도우미 기본 월급은 7149위안(약 116만5000원)이다.
58퉁청(同城)이 중국 전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서비스 업종 월급 TOP10’에 따르면 산후도우미 전국 평균 월급은 1만952위안(약 179만 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58퉁청은 “두 자녀 정책 영향으로 산후도우미의 수요 및 월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칭에 사는 장(張) 모 씨는 “원하는 날짜에 예약하기 워낙 어렵다고 들어 임신 전부터 산후도우미를 알아봤다”며 “경력 적은 도우미도 반년 전부터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1달 이상을 계획했으나 가능한 날짜가 1달 뿐이라고 해서 그렇게 예약했다”며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라고 전했다.
산후도우미 류(劉) 씨는 “최근 산후조리 열풍으로 해당 자격증 취득 학원도 특수를 맞이했다”며 “자격증 취득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약 4000위안(약 66만 원)을 들였다며 이마저도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58퉁청은 “두 자녀 정책 영향으로 산후도우미의 수요 및 월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바이두] |
고성장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관련 규제 및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것.
소후(搜狐)는 “산후도우미 시장은 인력 확보는 물론 관리도 어렵다”며 “수요 확대에 따라 취득한 자격증인 만큼 소속감 및 긍지가 낮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가사관리 종사자 중 65%가 “한 회사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날짜가 반년이 채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업계 전문가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자격증 취득에만 급급하다 보니 서비스 품질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심지어 지역마다 자격증 취득 방법 등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직업학교와 같은 전문 교육 과정을 개설, 2년의 학습과 1년의 실습을 거쳐야만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며 “위생 보건 심리학 등 전문지식을 겸비한 자에게만 자격증을 발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의 자격증을 통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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