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내달 정례회의에서 감산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최근 급격히 약해진 시장에서 감산 기대를 가격에 반영했다.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1센트(0.4%) 상승한 56.4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50센트(0.8%) 오른 66.62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감산 전망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최근 유가가 약세장에 진입한 후 투자자들은 OPEC의 감산 기대를 유일한 상승 재료로 보고 있다.
지난 주말 이후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OPEC 및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이 필요하다는 기술적 분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계절적 수요 감소를 감안해 내달부터 하루 50만 배럴에 감산에 들어간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감산 기대를 온전히 가격에 반영하기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OPEC의 감산이 미국의 증산과 수요 둔화 우려를 모두 상쇄하려면 상당한 양의 산유량 축소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OPEC의 감산을 압박하고 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배럴당 70달러 선의 유가가 러시아에는 괜찮다고 발언해 감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 역시 산유국들의 감산 기대를 제한한다.
이날 원유시장은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재고 지표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1030만 배럴 급증한 4억4210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휘발유 재고는 140만 배럴, 정제유 재고는 360만 배럴 각각 감소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츠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유가는 현재까지 EIA 지표를 털어버리고 있다”면서 “OPEC의 상당한 감산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가는 “(감산은) 도움이 되겠지만 나는 상반기 최소 150만 배럴의 감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말로만은 안 된다. 시장은 행동도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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