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의 스포츠토토 사업 관련 횡령 혐의가 유죄로 최종 확정됐다. 조 전 사장은 스포츠토토 주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한 책임은 없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 제1부(주심 박정화·김선수 대법관)는 스포츠토토 소액주주 손 모씨 등 93이 조 전 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를 지난 9일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원심 판결과 같이 손 씨 등 소액주주들의 패소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민사재판에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춰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배척할 수 있다는 원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
조 전 사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복권사업을 위탁받은 오리온그룹 계열사 스포츠토토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근무했다. 그는 재직 당시 김모 경영기획부장 등과 공모해 임직원 급여와 상여금 등을 정해진 액수보다 많이 지급하고 차액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약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업체에 영수증 등을 허위로 발주해 회삿돈 15억원을 빼돌리고 해당 업체의 직원 급여를 스포츠토토 계열사에서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이에 스포츠토토 소액주주들은 지난 2013년 조 전 사장이 횡령·배임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약 15억원을 손해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조 전 사장은 이듬해 9월 관련 형사 재판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은 이같은 판결을 반영해 조 전 사장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조 전 사장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관련 형사재판에서 조 전 사장이 납품대금을 영득하였는지에 관한 명시적 판단을 하지 않은채 관련자들 진술에만 기초해 피고가 자금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은 형사 재판의 확정판결은 피고의 횡령 사실에 관한 사실 인정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렇다면 이 사건의 원고들은 피고가 자금을 횡령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데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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