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의 새 국가안보 규정은 중국의 생명공학과 나노 기술 등 민감산업에 대한 대(對)미 투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수 년만에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운영방식을 개편한 '외국인 투자 위험 조사 현대화법(FIRRMA)'에 서명했다. 이 법은 민주·공화 양당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미 재무부 산하 CFIUS는 주로 해외 기업의 미국 내 투자 및 기업인수에 대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지 여부 등을 조사·심의하는 곳이다. FIRRMA법을 통해 무선 통신장비뿐 아니라 생명공학과 나노 기술 등 미국의 민감 기술에 대한 외국인의 소수 투자도 CFIUS가 검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FIRRMA는 2020년 안에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미 재무부는 FIRRMA을 실행하기 위한 시범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지난 11월 10일 시행됐다. 재무부는 외국인 투자 지분이 10% 미만이지만 검토대상이 될 반도체, 항공기 제작, 생명공학 등 27개 중요 산업을 나열했다. 또 27개 산업과 관련한 중대기술의 설계, 실험, 개발에 연루되는 대상 기업들은 투자 합의를 CFIUS에 보고토록했다.
중국의 대미 투자는 미 당국의 조사 등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소규모의 비(非)지배 지분 투자는 CFIUS의 국가안보 심사를 받지 않아 기록적인 속도로 성장해왔다. 지난 3년간 중국의 벤처 투자자들은 초기 기술을 전문으로하는 미국 신생기업 사이에서 큰 손으로 부상했다.
CFIUS에 대한 새 규정은 모든 외국인 투자자에게 적용되지만 중국 투자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독립 조사기관 로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민감산업 기업 지분에서 10% 미만을 차지하는 중국의 소수지분 투자는 작년 중국 전체 투자의 40%였다며 이 40%는 새 규정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의 비중은 영국의 경우 15%, 독일은 18%다.
메이어브라운의 마크 어리누크 기업 및 인수합병(M&A) 파트너는 "영향은 중국 벤처 캐피털에 뿐 아니라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에 직접투자하는 외국 은행과 보험사, 국부펀드는 그들의 사업 운영 방법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를 경계하는 건 미국만이 아니다. 최근 2년간 선진국들이 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인수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 검토를 강화했다. 독일과 호주, 캐나다 등은 중국 정부나 중국 민간 기업 등의 자국 민감산업에 대한 투자를 차단했다. 중국에 투자를 통해 '귀중한' 외국 기술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F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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