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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 글로벌 수요 둔화 신호 아니다" - 배런스

기사등록 : 2018-11-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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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금융 전문 주간지 배런스(Barron's)가 분석했다.

매체는 최신호(17일 자)에서 근래 유가 움직임의 대부분은 세계 경제가 아닌 공급 증가와 지정학적 요인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씨티그룹의 에드 모스 분석가는 유가 하락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의 변화라기보다 인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스 분석가는 지난 5년간 유가 방향을 수 차례 정확히 예측한 분석가다.

국제 유가가 지난 6주간 급락하자 트레이더와 투자자 사이에서는 세계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지난달 3일 배럴당 76.41달러에서 56.46달러로 26% 하락했다. 지난 13일까지는 12거래일 연속 하락해 사상 최장기간 빠졌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같은 기간 66.76달러에서 23% 급락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개 분기 동안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글로벌 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지만 수요 둔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최소 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WTI 선물 가격 1년 추이 [자료= 블룸버그통신]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 경제의 팽창 속도가 향후 수년간 둔화할 것이라며 2000억달러 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부과 중인 미국의 10% 관세가 내년 1월 1일 25%로 인상되면 세계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가 하락이 글로벌 경기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기 둔화는 다른 곳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1901년부터 따져봤을 때 올해는 미 달러화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자산군 범위가 가장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89개의 자산군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리클리파이낸셜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한 수요 측면에서의 타당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스 분석가는 올 가을 초반 상품 트레이더들이 원유 가격 상승에 베팅을 걸었다는 점을 상기했다. 당시 일부 분석가와 트레이더 사이에서는 유가가 100달러 수준을 시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낙관론은 지난 10월 초 절정을 이뤄 선물 시장에서의 원유 롱(매수)포지션은 숏(매도)포지션의 약 14배를 기록했다. 평상시 5배를 크게 넘는 수준이다.

모스 분석가는 "유가 상승과 급락이 금융 시장 참가자에 대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숏포지션으로 매우 빨리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의 유가 초기 하락세가 이런 시장 역학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라면 이달 하락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를 골자로 한 대(對)이란 제재에서 일부 국가에 면제 지위를 부여해 더 악화됐다고 배런스는 설명했다.

당초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0)' 수준으로 까지 줄이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고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급감을 예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8개 국가에 면제권을 부여하면서 이런 기대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최근 같은 유가 급락세가 이전에도 나타났으며 대부분 지속되지 않았다는 점도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는 2000년 이후 20일간 유가가 20% 이상 하락했던 사례 14개를 추적했다. 콜라스에 따르면 20일 간 유가가 이같은 폭으로 하락한 뒤 유가는 다음 20일간 평균 1.9% 상승했다. 16일(현지시간)까지 유가는 3거래일 동안 반등해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유가가 70% 이상 하락했던 2008년 금융위기와 2014년에는 예외 사례가 발견됐다. 다만 당시 환경은 현재와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콜라스는 분석 분석 보고에서 "최근 (유가) 하락은 단지 공급 기대치의 재설정 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추가 하락세가 없다면 주식 투자자는 유가와 주식의 상관관계가 약한 만큼 '전염' 효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배런스는 설명했다. 콜라스는 "석유 가격은 산업별 공급 심리에 더 초점을 두고 있으며, 주식은 금리와 실적 고점론과 씨름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씨티분석의 모스 분석가는 67달러에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연말에는 7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또 내년에는 평균 70달러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내년 하락세가 나타난다면 수요 둔화보다 공급 증가라는 상대적 원인에 의해 일어날 것이라며 유가가 광범위한 경제에서의 문제를 미리 예고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모스 분석가는 유가가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어디를 향해갈지 나타내기보다, GDP 결과를 더 반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의 전망에서 가장 큰 변수는 오는 12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감산 지지 신호를 보낸 가운데 산유국의 감산 규모가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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