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2018년 하반기에 이어 중국 경제가 오는 2019년에 두 번째로 바닥에 도달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저명 경제석학인 런저핑(任澤平) 헝다그룹(恒大集團) 경제연구원장(經濟研究院院長)이 중국 매체 차이징(財經)이 주최한 연례 컨퍼런스에서 밝힌 말이다.
지난 3분기 중국 GDP 성장률은 6.5%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 위기 발생시와 유사한 경기 둔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10년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으로 2008년 4분기 및 2009년 1분기에 각각 6.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런저핑 원장은 이 자리에서 “L자형 중국 경제 추세는 두 차례에 걸쳐 바닥을 찍을 것이다”며 “한 차례는 2018년 하반기였고 나머지 한 번은 2019년에 닥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 추이와 관련, “이는 당국의 강도 높은 정책이 경기 하강과 맞물려 빚은 현상이다”고 분석했다.
런 원장은 그러면서 “디레버레징 기조, 재정정책 축소,환경 보호 강화,생산능력 감축 등 정부의 전체적인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당국의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에 건실한 기업도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런저핑 헝다그룹 경제연구원장[사진=바이두] |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수출과 유동성 지표들도 역대 최저치로 주저 앉으며 경기 하강을 부채질하고 있다.
런저핑 원장은 “10월 신규 수출 주문지수는 46.8 포인트로 경기 위축을 뜻하는 50 이하 영역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의 신규 수출 주문지수는 지난 6월부터 50을 밑돌고 있다. 이는 33개월 이래 최저치이다.
이어 그는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보여주는 지표인 M2 증가율은 9월 들어 8.3% 감소했다”며 “ 이 수치는 20년이래 최저치이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금융기관이 실물 경제 주체에게 실시한 대출총량인 사회융자(社會融資) 규모는 올 9월까지 15조 400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조 3000억위안(6.4%)이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 폭이다.
◆ 중국 경제 난국 돌파구로 '개방 확대' 제시
런저핑은 중국 경제 체질 강화를 위한 처방전으로 당국에 폭 넓은 시장 개방을 포함해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현재 중국 금융업을 비롯한 서비스 분야의 주체가 대부분이 국유기업으로 시장 개방을 통한 경쟁 체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 중국 제조업의 굴기도 개혁개방의 성과물이라는 판단이다.
둘째, 당국의 거시 경제정책 강도 조절을 당부했다. 중국 당국이 경제 주체인 기업에게 정책에 대비할 적응 기간을 마련하라고 제안했다.
셋째, 과감한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주문했다. ‘GDP 비중 3%’라는 재정적자 규모 상한선에서 탈피해 감세를 비롯한 적극적 재정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넷째, 온건한 디레버레징 정책 추진을 주장했다. 그동안 강도 높은 부채감축 정책 추진으로 단계적인 성과를 거둔 만큼 맞춤형 정책 추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의존하는 그림자 금융을 정책 부작용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며, 정책 추진 목표에 맞게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런저핑은 개혁 정책의 추진 ‘방법론’ 면에서 점진적인 정책 실시를 강조했다. 그는 당국이 개혁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한편 시범 단계를 거쳐 정책을 추진해야만 기대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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