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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만 현대차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지 않았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이 나신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있는 거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 아울러 신용평가사가 주주인 기업의 신용평가를 할 수 없게 제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해상충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신평은 현대차 신용등급을 'AAA/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나신평은 "3분기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재고 감축 등 주요 펀더멘탈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신차 출시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4분기 이후 실적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외 신평사는 나신평과 다르게 판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1일 현대차 실적부진을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AAA/안정적'에서 'A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지난 12일 현대차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도 지난달 31일 현대차를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도 지난 1일 'Baa1/안정적'에서 'Baa1/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현대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6% 감소한 2889억원을 기록한 여파다. 영업이익률 역시 1.2%로 전년 동기대비 3.8%p 급감했다.
현대자동차 3분기보고서, 연결기준 금융자산 보유내역 [자료=금융감독원] |
시장에서는 나신평의 평가에 현대차가 주주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분기말 현재 NICE평가정보 지분 2.25%와 지주사인 NICE홀딩스 지분 1.3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장부금액은 각각 140억6900만원, 99억600만원으로 총 250억원에 달한다.
◆ 신평사, 주주기업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평사와 신용평가 의뢰 기업간 이해상충 관계가 생기기 때문에 지분관계가 생기면 절대로 안된다"면서 "현대차와 나신평 사이에 주주관계로 엮여있는 상황에서, 나신평 혼자 시장과 동떨어진 등급을 주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나. 정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채권펀드 운용자는 "신평사가 채권 가격을 주는데, 그 등급이 무력화되는 것"이라며 "채권 인프라에 구멍이 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채권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가 신평사 지분 취득을 못하도록 취득 제한을 해야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신평사는 주주기업의 신용등급을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1실장은 "우리는 4분기 실적, 더 나아가서는 연간(2018년) 실적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이는 갑자기 스탠스가 바뀌 것이 아니고 연초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