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 폭락이 지속되면서, 가상화폐 채굴 천국으로 불리던 중국의 채굴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저울에 무게로 달아 채굴기를 매입하는 고철업자까지 등장했다.
지난 21일, 비트코인 가격은 4100달러까지 떨어지며 13개월 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2일 오전 5% 정도 반등하긴 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70% 이상 폭락한 가격이다. 최근 1주일 하락 폭도 33%에 달한다.
가상화폐 가격 폭락으로 수지가 맞지 않게 되자 채굴 사업에 뛰어들었던 중국 사업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소형 채굴장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중고 채굴기도 ‘고철’ 신세로 전락했다.
중국 매체 신랑차이징(新浪財經)은 21일 중고로 내다 팔기 위해 산처럼 쌓아놓은 가상화폐 채굴기 사진을 보도했다. 채굴기 브랜드, 성능, 사용연한 등을 따지지 않고 저울에 무게를 달아 일괄적으로 매입하는 업자까지 등장했다.
웨이보를 비롯한 중국 SNS에는 가상화폐로 전 재산을 잃었으며 이제는 손을 떼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사업가는 “이제부터는 채굴할수록 손해다. 함께 투자한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자산의 85%를 잃었다”는 글을 올렸다.
산처럼 쌓여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중고 가상화폐 채굴기(왼쪽)와 저울에 채굴기를 달아보고 있는 매매업자(오른쪽) [사진=신랑차이징] |
연 초까지만 해도 채굴기 품귀현상이 일면서 1대에 1만 위안이던 채굴기 가격이 3만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선전(深圳)의 전자상가 1번지 화창베이(華强北)에는 가상화폐 채굴기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바이어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최근 화창베이의 거래업자들은 매입가격에 채굴기를 처분하면서 가상화폐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가상화폐 채굴국가로, 전세계 비트코인의 70%를 채굴하고 있다. 주로 전기비가 싼 쓰촨(四川) 윈난(雲南) 네이멍구(內蒙古)에 채굴장이 집중돼 있다. 또한 세계 3대 가상화폐 채굴기 생산업체 ▲비터다루(比特大陸, 비트메인) ▲자난윈즈(嘉楠耘智) ▲이방궈지(億邦國際)도 모두 중국 기업이며,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한편, 최근 가상화폐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비트코인캐시(BCH)의 하드포크(분리)가 꼽힌다. 비트코인캐시 경영진은 양측으로 나뉘어 각각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를 발행했으며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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