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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도의 러시아 무기 'S-400' 구매 "이걸 어쩌나"

기사등록 : 2018-11-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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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난 9월 S-400 미사일 등 구매한 中 군부에 제재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제재를 이용해 러시아의 방위 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는 미국이 인도의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S-400' 구입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이유로 인도를 제재하면 인도를 안보 동반자로 보는 미국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반면, 인도에 제재 면제를 부여할 경우 미국의 러시아 억제 캠페인에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핵심에 해당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2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찾아왔을 때 미국은 인도의 S-400 구매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21일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방문 기간 그와 S-400을 포함, 50억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은 작년 의회가 위임한 권한을 이용해 러시아 방위산업과 러시아와 무기 계약을 체결한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 수호이(SU)-35 전투기와 S-400 미사일을 구매한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장비개발부(EDD)에 제재를 부과했다. 미 관리들은 이런 조치는 러시아제 무기를 고려하는 다른 국가에 메세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도는 러시아 무기 계약 철회를 거부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인도의 군사 장비 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인도의 군 예비부품과 유지보수에 있어서 러시아는 매우 중요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은 특히 수백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항공기를 추적하고 격추할 수 있는 S-400은 파키스탄과 중국을 이웃 국가로 둔 인도에 중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무기 계약은 인도가 러시아와 관계 회복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인도가 해상초계기와 공격용 헬기 등 장비 구입을 위해 미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양국의 유대는 약해졌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인도의 무기 수입에서 러시아산 비중은 62%로, 2008~2012년 79%에서 감소했다.

러시아 무기 산업에서 인도 시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러시아 국방 싱크탱크 CAST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는 2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인도에 수출했다. 전 세계 무기 수출에서 13%의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옵서버 리서치 파운데이션의 하쉬 팬트 전략연구 부문 책임자는 "인도 관리들은 미국이 인도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관계가 표류하도록 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중국을 막기 위해 인도와 일본, 호주 등을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는 새 안보 협정을 아시아에서 추진 중이다. 지난 수년간 미국과 인도는 두 개의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를 통해 물자 수리와 보충을 위해 서로의 군사 기지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또 인도는 미국의 최첨단 군사 통신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인도의 미군 장비 구입은 2008~2012년보다 500% 이상 늘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리차드 로쏘 미국-인도 정책 전문가는 미국이 장기적인 안보 목표 때문에 인도에 면제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고통스러울지라도 인도를 제재하지 않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미국은 인도의 S-400 구입 계획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4월 정부에 러시아 관련 제재 면제 부여 권한을 부여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을 당시, 인도와 베트남과의 관계를 언급했다. 랜디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는 인도를 러시아 관련 제재 법안으로부터 무조건 보호할 것이라는 생각은 약간의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며칠 후 미국의 정책은 "인도 같은 위대한 전략적 파트너들을 벌주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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