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다시금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2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별장 마라라고에서 기자들에게 빈 살만 왕세자의 카쇼기 살해 지시를 결론 내린 미국 중앙정보국(CIA) 판단이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직접적인 살해 원인이 왕세자에게 있다고 밝히진 않았다며 사우디를 지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단호한 어조로 “빈 살만 왕세자가 연루 의혹을 격렬히 부정하지 않냐”면서 자신의 결론은 “연루됐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범죄를 싫어하고 은폐도 싫어한다”면서 “빈 살만 왕세자는 나보다 (범죄나 은폐를) 싫어하며 그들이 카슈끄지 살해 의혹을 격렬히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카슈끄지 피살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채 “이 세상이 아주 잔인한 곳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세상이 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둘러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사안과 관련된 관계자들이 왕세자의 연루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책임 수위를 두고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일부 법률 관계자들은 미국이 빈 살만 왕세자의 책임을 증명할 만한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 건’을 확보하지 못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CIA나 다른 정보기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카슈끄지 피살 관련 내용을 대중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CIA 주장이 “(빈 살만 왕세자 연루 가능성에 대해) 두 가지를 모두 가리키고 있음, 내가 말했듯이 그가 연루됐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내가 강력히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사우디가 아주 중요한 동맹국이며, 특정 잣대를 (사우디에) 들이대야 한다면 우리에게 남는 동맹국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우리는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한 모든 사실을 결코 알 수 없을지도 모르며, 어떤 경우에라도 우리의 관계는 사우디와 함께한다"며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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