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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성 항저우가면 살만한 여행기념품, 중국 5천년 숨결 깃든 인문 브랜드 솽창 텐주 젓가락

기사등록 : 2018-11-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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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전 세계에서 약 16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젓가락. 한국, 일본과 더불어 젓가락 종주국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젓가락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솽창(雙槍) 젓가락, 톈주 젓가락(天竺筷)은 중국의 대표적인 젓가락 브랜드로써 중국인 삶의 투영물이자 세계와 중국 문화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다.

G20 항저우 정상회의 국례품 [사진=바이두]

◆ 국례품으로써 의미가 큰 솽창(雙槍)

칭위안(慶元)은 저장(浙江)의 유명한 현(縣)급 대나무 도시로써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대나무와 젓가락 산업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그중 솽창(雙槍)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젓가락 기업으로 꼽힌다.

1995년 중국에선 젓가락하면 ‘저렴하다’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곤 했다. 당시 시장에는 아직 공예품이라 불릴 만한 젓가락이 별로 없었고, 정청례(鄭承烈)는 바로 그 점을 파고 들었다. 그는 솽창주예(雙槍竹業)를 설립하고 예술혼이 담긴 젓가락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창업 초기, 현급 도시라는 지역적 한계, 불편한 교통, 인재 및 기술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지만, 외상 판매라는 파격행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정청례는 소비자들이 굳이 저렴한 젓가락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돈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면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고급 젓가락을 구입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고급 젓가락 시장을 공략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대나무 젓가락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신제품 개발 및 신(新) 공예 연구 개발에 나섰다. 회사의 연 매출액 중 5%는 신제품 개발, 설비 구매에 사용했으며, 생산하는 모든 젓가락에 중국 전통 수공예 기술을 덧붙였다.

또한 대나무 외에 자단목, 산지목, 모과나무, 계시목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함과 동시에 ‘모죽 표백 기술’을 사용해 겉 표면이 쉽게 변질되거나 벗겨지는 단점을 보완해나갔다.

2012년 처음으로 톈마오(天貓, T-mall)에 입성한 상창은 2016년 중국 항저우(杭州) G20 정상회의 때 국례품으로써 그 가치를 증명해냈고 같은 해 열린 솽스이(雙十壹, 광군제) 때에는 타오바오(淘寶) 매출액이 무려 300만 위안(약 4억 9000만 원)을 넘었다.

당시 항저우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귀빈들에게 선물한 젓가락은 서호십경(西湖十景) 중 하나인 삼단인월(三潭印月)이 새겨져 있는 ‘자단목 염주 인월(印月) 젓가락’으로, 짝이 맞는 한 쌍의 젓가락은 예로부터 협력, 통합, 화해의 정신을 의미했다.

커마오쿠이(柯茂奎) 솽창 총책임자는 “젓가락은 중화민족의 전통 식기류로써, 중국인은 1일 3찬 모두 젓가락을 이용한다”며 “중국인과 외국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젓가락은 국제회의 국례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솽창 젓가락은 항저우 G20 정상회의뿐만 아니라, 올림픽, 엑스포 등 굵직한 국제행사 때마다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8년 톈마오 솽스이 때는 매출액 400만 위안(약 6억 5000만 원) 돌파, 작년 동기대비 27% 성장하며 젓가락 브랜드 중 부동의 1위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톈마오 타오바오 전체 매출액은 3400만 위안(약 55억 3300만 원)을 넘어섰으며, 온라인 판매 총 매출은 7000만 위안(약 114억 원)에 달했다.

300년 이상 전통의 톈주(天竺筷) [사진=바이두]

◆ 30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톈주(天竺筷)

옛말에 “항저우에 오랫동안 거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집에 톈주 젓가락(天竺筷) 한 짝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란 말이 있다.

청나라 시대부터 지금까지 약 300년을 이어져 내려온 톈주는 항저우의 가장 유명한 특산품 중 하나로써 ‘강남 제일 젓가락’으로 불린다.

톈주 젓가락은 위아래 부분이 둥글고, 머리 부분은 아연으로 도금했다. 젓가락 몸통 부분엔 항저우 인문 경관과 자연 풍광 및 전래 고사,전통 시 등이 새겨져 있다.

톈주 제5대 전승인이자 중국 공예 미술 대가인 왕롄다오(王連道)는 항저우 톈주 젓가락 기업의 대표이기도 하다.

왕렌다오는 “텐주 젓가락은 항저우의 가장 진귀한 전통 공예품으로써 지난 300년 간 갖은 풍파에도 굳건히 버텨왔다”며 “이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중히 간직하고 보존하는 일이 우리의 사명이다”고 설명했다.

칠순이 넘은 왕롄다오는 젊은이들이 옛 것을 잊고 등한시 할 까 우려, 2017년 3월 타오바오에 ‘텐주산(天竹山)’을 개설, 33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벨렌타인데이 젓가락, 어린이날 젓가락 등 때마다 시리즈를 내놓으며 최신 트렌드와 접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제6대 계승인으로 왕롄다오의 딸이 지명됐으며, 그녀 역시 “중국 고유의 문화 유산인 텐주 젓가락의 명맥을 잇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nalai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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