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시너(sinner)가 들어간 페트병을 김명수 대법원장이 타고 있는 차에 던진 70대 남 모씨를 경찰이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하면서, 남 씨가 받는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에 대한 대법원 판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주요 판례는 불이 옮겨 붙지 않더라도 방화 행위만으로도 방화죄 실행을 착수한 것으로 보는가 하면, 가해자 중 한명이라도 화염병을 투척할 경우 공모에 참여한 집단원 모두에게 책임을 물었다.
2002년 대법원(2001도6641 판결)은 피고인이 방화의 의사로 뿌린 휘발유가 인화성이 강한 상태로 주택 주변과 피해자의 몸에 살포돼 있는 사정을 알면서도 라이터를 켰다면, ‘현주건조물방화죄’ 실행을 착수했다고 판결했다.
현주건조물방화죄는 형법상 사람의 주거사용 또는 사람의 현존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광갱 등 주택 방화 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재판부는 “범인의 행위로 인해 매개물에 불이 붙게 됨으로써 연소 작용이 계속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것이 곧바로 진화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해 목적물인 건조물 자체에 불이 옮겨 붙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방화죄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소영 대법관(왼쪽)과 김명수 대법원장, 조희대 대법관(오른쪽)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 등 전원합의체에 참석하고 있다. 2018.10.30 kilroy023@newspim.com |
1996년 대법원(96도215 판결)은 방화행위를 하던 집단 중 1인이 피해자에게 화염병을 던져 화상을 입힌 경우, 공모에 참여한 집단원 모두가 현존건조물방화치상의 죄책에 해당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현존건조물방화치상죄와 같은 이른 바 부진정결과적가중범은 예견 가능한 결과를 예견하지 못한 경우 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예견하거나 고의가 있는 경우까지도 포함한 것”이라며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에 방화하는 집단 행위의 과정에서 일부 집단원이 고의행위로 살상을 가한 경우에도 다른 집단원에게 그 사상의 결과가 예견 가능한 것이었다면 다른 집단원도 그 결과에 대해 현존건조물치사상의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2010년 대법원(2010도7621 판결)은 재개발지역 내 주민들이 철거에 반대하며 경찰에게 던진 화염병에 의해 경찰관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 등을 확정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및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와 관련한 피고인들의 상고 이유 주장은 결과적으로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인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취지에 불과하다”며 상고 모두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전일 아침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는 김 대법원장 차에 페트병을 던졌다. 이로 인해 차량 뒷 타이어 쪽에 불이 붙었으나, 대법원 정문 앞에서 함께 시위를 하던 시민들과 정문 방호 직원들이 불을 꺼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울 서초경찰서 조사 결과, 검거된 남씨 가방에서는 시너가 들어있는 500ml 페트병 4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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