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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 바람에 도입한 '경찰 자전거'...애물단지 전락

기사등록 : 2018-11-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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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009년 순찰용 자전거 전국 4000대 배치
기동성·안전성·인력부족 탓에 경찰 현장은 '외면'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전국 경찰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 배치된 수천대의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 이륜차가 '찬밥 신세'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각 지구대·파출소에 배치된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먼지만 쌓인 채 순찰이나 출동에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28일 서울 한 파출소 입구 안에 세워진 순찰용 자전거의 모습. [사진=노해철 기자] 2019.11.28 sun90@newspim.com

2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전국 경찰서에 4000대 넘는 순찰용 자전거를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가운데 현재 서울에 운영 중인 자전거는 대략 130~140대”라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자전거 순찰을 통해 주민과의 접촉 기회를 늘리고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동성이 생명인 현장과는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취지는 무색해졌다.

실제 서울시 한 파출소 입구 안에는 순찰용 자전거 2대가 방치돼 있었다. 바퀴에 바람이 빠져 있는 자전거라 당장 타고 다니기도 어려워 보였다.

밖에 세워진 순찰용 오토바이도 마찬가지다. 안장에는 먼지만 수북이 쌓여있고, 앞쪽 바람막이는 색이 누렇게 변했다.

28일 서울 한 파출소 앞에 세워진 순찰용 오토바이의 모습. [사진=노해철 기자] 2019.11.28

경찰관들은 자전거 등 이륜차가 순찰차보다 기동성과 안전성이 낮고, 인원도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겨울철에는 추위뿐만 아니라 빙판길 등 사고위험도 커져 활용도는 더욱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파출소 관계자는 “빠르게 현장에 출동하고 이곳저곳을 순찰하려면 기동성이 중요하다”며 “자전거는 이러한 면에서 활용하기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른 지구대 관계자는 “각 팀에서 휴가자나 신고 받는 인력을 빼면 순찰차 운영도 빠듯하다”며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순찰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이러한 지적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자전거에 대해선 불용처분을 하는 등 사실상 폐기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른 운영 현황 파악 등 제대로 된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자전거 활용도는 높지 않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시스템화하고 있지 않다”며 “미사용 자전거에 대해선 수시로 불용처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순찰차 진입이 어려운 곳에선 활용 가치가 있다”면서 “특히 여름철 한강공원 인근에 임시로 운영되는 파출소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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