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29일(현지시각) 뉴욕 연방법원에서 자신의 거짓 증언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설을 점화시킨 마이클 코언[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이자 해결사를 자처했던 그는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을 전달, 선거자금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이른바 플리바게닝을 선택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숨통을 조인 셈이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코언 전 변호사는 뉴욕 연방법원에 출석, 지난해 상원의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스크바 부동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거짓 증언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법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부동산 프로젝트가 2016년 1월 중단됐다는 내용의 의회 증언은 거짓이었다”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측과 상업적 거래 관계를 정면으로 부인했고, 그의 정치적 입지를 보호하기 위해 의회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앞으로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관련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장악을 계기로 힘이 실린 뮬러 특검 팀의 수사망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더욱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코언 전 변호사가 유죄를 인정한 혐의는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인 뮬러 특검팀이 기소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외신들은 코언 전 변호사의 이번 유죄 인정을 계기로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와 러시아 사이에 연결고리를 심층적으로 파헤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2016년 대선 후보로서 그가 부적절한 행위를 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 코언 전 변호사의 혐의 인정과 향후 수사 협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팀의 조사 및 측근들의 폭로에 대해 ‘마녀 사냥’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최근까지도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뮬러 특검팀이 결백한 이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요 외신은 코언 전 변호사의 유죄 인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커다란 타격을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코언 전 변호사의 유죄 인정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앞서 양국 정상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아르헨티나에서 내달 1일 오후 별도로 만남을 갖고 외교 관계와 지정학적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을 통해 취소한다는 뜻을 밝혔다.
higrace@newspim.com